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에쓰화학공업은 건축 자재 등에 사용하는 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을 약 20% 인상하고 생산량을 감축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PVC 원료인 에틸렌을 구하기 어려워져서다. 에틸렌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지는 나프타를 원료로 한다. 일본은 나프타 수요의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 약 70%가 중동산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나프타→에틸렌→PVC→건축 자재’로 이어지는 공급망에 연쇄 타격을 가한 것이다.
앞서 에틸렌을 생산하는 미쓰비시케미컬, 미쓰이화학, 이데미쓰고산 등도 잇달아 감산에 들어갔다. 일본 내 에틸렌 생산 설비 총 12기 중 최소 6기가 생산을 줄인 것이다. 신에쓰화학은 “에틸렌 조달처로부터 (구매) 수량이 제한돼 감산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향후 에틸렌 공급도 명확히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전날부터 민간 비축유를 방출했다. 원유에서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지만 수입분을 포함해도 재고는 2개월분에 그친다. 대형 화학업체 관계자는 “(비축유 방출이) 에틸렌 감산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나프타는 에틸렌뿐 아니라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다양한 기초화학품의 원료다. 이들 기초화학품은 가공을 거쳐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등에 쓰인다. 니혼게이자이는 “나프타에서 파생된 다양한 소재 및 제품으로 영향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 지역 물류 차질에 따라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닛산자동차는 규슈 후쿠오카현 공장에서 이달 1200대 규모를 감산할 예정이다. 중동 주력 수출 차종 운송 지연으로 보관 공간이 부족해지자 중동 수출용 이외 차량을 감산하는 것이다.
앞서 도요타자동차는 4월까지 중동 수출용 차량 약 4만 대를 감산하기로 했다. 혼다도 일부 자동차 출하를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물류 차질 사태가 미국 관세 조치로 타격을 받은 일본 자동차업계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란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원유 등의 중동 외 대체 조달처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대체 조달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여러 리스크에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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