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사 200여 곳이 참여하는 ‘슈퍼 주총 위크’가 17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주주총회의 화두는 단연 상법개정이다. 일반 주주의 권리 강화를 골자로 한 상법개정안 공포 후 처음 열리는 주총인 만큼 상당수 기업은 역대급 규모 자사주 소각, 현금 배당 확대 등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동시에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에 따른 경영권 방어 장치 마련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18일부터는 본격적인 릴레이 주총이 펼쳐진다. 업계의 이목은 삼성전자에 쏠려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보통주와 우선주 총 8696만2775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시가 기준 16조원 규모다. 대표적 주주환원책인 자사주 소각을 통해 최근 ‘20만전자’ 고지에 올라선 주가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함께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조항도 삭제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기존 ‘1주당 1표’와 달리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지난해 2차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시행이 의무화됐다.
그 대신 삼성전자는 이사 임기를 ‘3년’에서 ‘3년 이내’로 조정하는 정관 변경에 나선다. 업계에선 이를 경영권 방어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집중투표제가 시행되면 소액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던져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는데, 이사 임기를 1~3년으로 분산하면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 수가 적어져 소액주주 의결권 총수도 줄어든다. 삼성전자뿐 아니다. 삼성SDS도 3년으로 고정한 이사 임기를 ‘3년 초과 금지’로 개정하기로 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도 이사 임기를 기존 ‘2년 이내’에서 ‘3년 또는 3년 이내’로 분산했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기업도 많다. 26일 주총을 여는 현대차는 사업 목적에 ‘자동차 대여사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기존에 있는 자동차 구독 플랫폼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강화해 신차·중고차 렌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원산업도 라이다(LiDAR) 센서 개발·제조·판매 및 선박 연료공급업 등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다.
표 대결도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다. 2024년부터 MBK·영풍과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은 올해 주총에서도 이사 선임 건을 두고 맞붙을 전망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약 40%·우호지분 포함)과 MBK·영풍 측(42%) 지분율이 비슷해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의 향방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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