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여의도를 이해하려면 양대 정당의 지배구조를 자세히 봐야 합니다.”동여의도에서 주로 기자 생활을 한 초임 정치부장에게 한 국회의원은 이렇게 조언했다. 여의도는 여의도공원을 기준으로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쪽(정치권)과 증권사가 밀집한 동쪽(금융권)으로 나뉜다.
한국 정치를 양분하는 거대 양당도 기업처럼 지배구조 개선 흐름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원 권리를 높이는 방향으로 당헌을 바꾸고 있다. 국민의힘에 이어 민주당도 올해 초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반영 비율을 1 대 1로 조정했다. 3년 전만 해도 이 비율은 60 대 1이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동여의도 추세와 오버랩되지만 현실 정치의 실상은 딴판이다.
핵심 수입원은 당원이다. 2024년 당비 수입은 민주당 376억원, 국민의힘 240억원이었다. 당원이 놀랄 만큼 많다. 민주당(499만5756명)과 국민의힘 당원(443만9796명) 모두 삼성전자 소액주주(2025년 말 419만5927명)보다 많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노동당(약 25만 명), 독일 사회민주당(약 36만 명)과 비교가 안 된다.
당비를 내는 당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월 1000원 이상 내는 민주당 권리당원은 131만766명,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84만7953명이다. 10년 전보다 3~4배 많아졌다. 일반 당원이 낸 당비(시도당 기준)는 민주당 33억원, 국민의힘 34억원에 불과하다. 당비 대부분은 의원과 핵심 당직자 등이 충당하는 구조다.
야당 존재감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민주당은 검찰개혁안 같은 쟁점 사안마다 내분을 벌이고 있다. 김어준 유튜브에서 제기된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도 이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것으로 이해된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친명(친이재명) 친청(친정청래) 주도권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한 여권 의원은 “당원 눈도장을 찍고자 의원들이 친여권 유튜브 방송에 더 줄을 서고 있다”며 “당내 문제를 풀어보려고 지도부에 면담을 신청하면 라이브로 토론하자고 나온다”고 했다.
양대 정당 당원은 성별, 연령 등 모든 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유령 당원’ ‘가짜 당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수사가 진행 중인 신천지 5만 명 국민의힘 당원 집단 가입 의혹은 정당 지배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거대 정당이 당비 기준과 투명성 문제를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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