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전세 물량 급감 속에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서울 외곽과 경기도 주요 주거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생활 인프라를 유지하면서도 대출 규제를 가장 덜 받을 수 있는 집에 대한 매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작년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뒤 57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전셋값(한국부동산원 기준)은 0.09% 올랐다. 서울(0.12%), 수도권(0.12%)의 상승 폭이 컸다. 수요는 많은데 전세 물건을 구하기 힘든 ‘전세 품귀현상’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물건(18일 기준)은 1만7078건으로, 한 달 전(1만9604건)에 비해 12.9%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0% 급감했다.
1년 동안 전세 물건이 많이 줄어든 곳은 성북구(-91.1%), 중랑구(-83.5%), 노원구(-80.0%) 등이었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핵심지 전세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주일 새 송파구 전세 물건은 3178건에서 2873건으로 9.6% 줄었다.
정부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차단하고 실거주 요건을 강화한 이후 전세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해 서울 전 지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 청구로 계속 머물고, 새로 산 집주인은 직접 거주를 선택하면서 시장에 나올 전세 물량이 대거 사라졌다.
다주택자의 ‘출구 전략’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도소득세 부담을 우려한 집주인이 매물로 내놓거나 증여를 택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가 잔류하면서 신규 전세 물건 회전율이 크게 낮아진 점도 전세난을 심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인기 주거 지역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과 가까운 하남, 용인 수지 등은 강남권 전세 세입자가 매수를 고민하는 지역으로 부각됐다. 윤 위원은 “강남권 전세 거주자가 매매를 고려하면서 경기 남부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이 가까운 용인 수지와 수원 광교, 광명, 하남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거주를 중시하는 정책 흐름 속에 전·월세 물건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강남권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와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려는 욕구가 맞물리며 저평가된 지역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서울 전세 물건 1년 새 40% 급감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작년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뒤 57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전셋값(한국부동산원 기준)은 0.09% 올랐다. 서울(0.12%), 수도권(0.12%)의 상승 폭이 컸다. 수요는 많은데 전세 물건을 구하기 힘든 ‘전세 품귀현상’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물건(18일 기준)은 1만7078건으로, 한 달 전(1만9604건)에 비해 12.9%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0% 급감했다.
1년 동안 전세 물건이 많이 줄어든 곳은 성북구(-91.1%), 중랑구(-83.5%), 노원구(-80.0%) 등이었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핵심지 전세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주일 새 송파구 전세 물건은 3178건에서 2873건으로 9.6% 줄었다.
정부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차단하고 실거주 요건을 강화한 이후 전세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해 서울 전 지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 청구로 계속 머물고, 새로 산 집주인은 직접 거주를 선택하면서 시장에 나올 전세 물량이 대거 사라졌다.
다주택자의 ‘출구 전략’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도소득세 부담을 우려한 집주인이 매물로 내놓거나 증여를 택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가 잔류하면서 신규 전세 물건 회전율이 크게 낮아진 점도 전세난을 심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대신 ‘내 집’ 선택
업계에서는 전세 물량 급감에 따른 전셋값 상승 속에 세입자가 ‘전세금으로 내 집을 살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인기 주거지의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다.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3월 둘째 주에 하락세를 지속한 강남 3구 등과 달리 노원구(0.14%), 관악구(0.15%), 구로구(0.17%) 등은 주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서울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관악구 힐스테이트관악뉴포레의 전용면적 59㎡는 지난 3일 14억5000만원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직전 거래보다 1억6500만원 올랐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 대출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게 더 쉬워졌다”며 “30대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15억원 이하 매물이 있는 서울 외곽으로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경기 인기 주거 지역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과 가까운 하남, 용인 수지 등은 강남권 전세 세입자가 매수를 고민하는 지역으로 부각됐다. 윤 위원은 “강남권 전세 거주자가 매매를 고려하면서 경기 남부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이 가까운 용인 수지와 수원 광교, 광명, 하남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거주를 중시하는 정책 흐름 속에 전·월세 물건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강남권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와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려는 욕구가 맞물리며 저평가된 지역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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