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의 고민은 분명했다. 저출생·고령화로 생명보험업의 성장 한계가 뚜렷해져 보험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고객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려면 종합금융그룹 체제가 필요했다. 2000년 취임한 신 회장이 20년 넘게 종합금융그룹 구상을 놓지 않은 배경이다.교보생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국내 저축은행 1위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승인받으며 그 구상을 현실화하는 첫발을 뗐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정례회의에서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대주주 변경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로부터 지분 50%+1주를 약 90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재 8.5%를 보유한 교보생명은 남은 지분 인수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편입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생명은 증권, 자산신탁, 자산운용 등을 계열사로 두고도 수신 기능을 하는 은행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고객 자금을 그룹 안에 오래 머물게 할 계좌 기반이 없으면 연계 영업과 자산관리 확대에 한계가 있다. SBI저축은행 인수는 이 약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저축은행 지배구조 개선 방향과 맞물린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당국은 자산 20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대해 대주주 지분 한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사실상 오너 중심으로 운영돼 건전성과 내부통제 측면에서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점에서 SBI저축은행이 교보생명 편입을 계기로 지분 50% 수준의 구조로 재편되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위 승인 과정에서 매년 배당 조항은 빠지고 교보생명의 이사회 우위는 강화되는 등 인수 계약 내용이 일부 수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보생명의 몸집은 한층 커진다. 자산 14조5000억원 규모인 SBI저축은행을 편입하면 교보생명의 총자산은 143조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현재(130조원)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교보생명은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보험 역량과 지방은행급 인프라를 갖춘 SBI저축은행이 만나 차별화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두 회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시온/서형교 기자 ushire908@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