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센터장은 이에 불복해 2023년 행정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번 판결은 리걸테크 서비스의 핵심인 법률문서 자동 작성을 법률 사무 대리가 아니라 ‘기술적 도구 제공’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걸테크산업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변호사와의 협업 가능성을 확인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단체는 리걸테크 업체가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징계와 소송으로 압박했다.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로앤컴퍼니)은 8년간 대한변협 등으로부터 세 차례 고발당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제 법률 서비스에서도 기술은 거부할 대상이 아니라 편익을 높이는 도구가 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법무팀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에 적극 활용한다.
리걸테크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같은 서비스는 뛰어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법무 시장에도 침투하고 있다. 국내에서 법률 사무의 경계를 두고 소모적 법정 다툼을 벌이는 사이 글로벌 기업은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변호사단체는 기술을 적대시하는 폐쇄적 태도에서 벗어나 시대적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반영해 모호한 리걸테크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고, 토종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기득권 장벽을 허무는 혁신은 국민의 법률 문턱을 낮춰주는 길이기도 하다. 이번 판결이 한국 리걸테크가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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