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중동 지역으로 물건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A사는 최근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현지 금융망이 마비되고 통신까지 끊기면서 채권 회수가 무기한 지연됐기 때문이다. 중동 수출 비중이 높은 이 회사는 출고 물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2. 또 다른 수출 중소기업 B사는 멀쩡히 물건을 보내고도 거액의 지연배상금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현지 수출 물품의 도착이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추가로 발생할 물류비 부담 통보도 받은 상태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운송 차질과 대금 미회수, 물류비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며 자금 압박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18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중동 상황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접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중기부와 수출지원센터 누리집, 지역별 수출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애로는 총 232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운송 차질이 116건(67.8%)으로 가장 많았고, 물류비 상승 63건(36.8%), 대금 미지급 54건(31.6%) 순이었다.
당초 ‘우려’에 머물던 중동 사태가 실제 피해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접수된 ‘우려’ 건수는 11건에 그쳤지만, 피해·애로는 95건에 달했다.
분쟁 당사국인 이란과 이스라엘을 넘어 주변국으로 피해가 확산하는 점도 특징이다. 전체 접수 가운데 이란 관련 피해는 70건(30.2%), 이스라엘은 51건(22.0%)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기타 중동 국가에서 발생한 피해는 162건(69.8%)에 달했다. 중동 이외 지역에서도 26건(11.2%)이 접수됐다.
정부는 물류 부담 완화에 나섰다. 중기부는 전날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긴급 물류 바우처’ 사업을 공고했다. 기업당 최대 1050만원을 지원하며, 전쟁 위험 할증료와 반송 비용, 대체 목적지 우회 운송비 등 지원 항목을 확대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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