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젊은 소비자층 중심으로 레이스·슬립 등 언더웨어 요소를 일상복에 접목한 '란제리 코어'가 재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속옷을 과감히 드러내거나 화려함을 강조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와이드 바지·카디건 등 다양한 아이템과 함께 조합해 입는 스타일링이 확산하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행을 선반영하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미 런웨이를 통해 란제리 코어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선보였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지난해 열린 2026 SS(봄·여름) 시즌 컬렉션에서 레이스 소재의 원피스를 제안했으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브라톱 위에 넉넉한 실루엣의 카디건과 와이드 바지를 매치한 룩을 연출했다.
이 외에도 지방시, 발렌티노, 끌로에 등 주요 럭셔리 하우스에서 올 상반기 핵심 트렌드로 란제리 요소를 강조했다. 명품 브랜드의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블랙핑크 멤버 제니, 로제 등도 지난해 파리패션위크에서 은은한 광택감이 특징인 슬립 소재의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국내 패션 시장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감지된다.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레이스 민소매, 레이스 톱 등 란제리 코어 관련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0% 급증했다. 여성 속옷 유형 중 하나인 캐미솔 관련 거래액도 568%나 뛰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도 캐미솔 민소매와 슬립 민소매 관련 거래액이 전년보다 각각 184%, 110% 증가했다.

란제리 코어는 2000년대 초반에도 한 차례 유행했던 스타일이다. 당시에는 속옷을 과감하게 드러내거나 화려함을 강조한 스타일링이 주류였다. 반면 최근에는 관련 아이템을 단독으로 착용하기보다는 다양한 의상과 레이어드(겹쳐입기)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슬립 상의에 셔츠나 카디건을 덧입거나, 슬립 드레스 위에 티셔츠를 겹쳐 입는 식이다.
하의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광택감이 돋보이는 슬립이나 새틴 소재로 된 치마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이드 바지에 란제리 요소가 들어간 치마를 덧대 입는 스타일링이 대표적이다. 실제 동기간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는 '실크 스커트'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0% 뛰었으며 검색량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그재그에서도 실크 스커트 새틴 스커트 거래액이 각각 240%, 39%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2030세대 소비 성향과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과감한 노출보다는 편안함을 중시하면서도 다양한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내려는 경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란제리 코어는 단순히 노출을 강조하는 트렌드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템과의 조합을 통해 일상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스타일로 진화하고 있다"며 "활용도가 높은 레이어드 스타일링이 확산하면서 관련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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