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 개봉 2주, 한눈에 보는 원청의 대응과 관전포인트

입력 2026-03-24 16:56  



노란봉투법이 시행되고 이제는 준비가 아닌 실전 모드가 되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자 예상대로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가 쏟아졌다.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일인 2026년 3월 10~18일 683개의 하청 노동조합(조합원수 12만 7천명)이 총 287개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단체교섭 요구이다.

법 시행일인 지난 10일 이른 시간부터 하청 노동조합의 기민한 움직임이 있었는데,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노란봉투법이 교섭의제별 사용자성 판단을 규정하고 있고, 고용노동부 또한 그러한 내용으로 가이드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섭의제를 특정하지 않고 포괄적인 단체교섭 요구를 한 유형(1유형), 법률과 가이드에 따라 교섭의제를 특정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한 유형(2유형),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한 유형(3유형)이다. 물론 노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원 수 등 형식적 기재사항을 누락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논외로 한다.

교섭요구를 받은 원청 사업장의 분위기는 어떠하였을까. (1) 무대응을 한 사업장, (2) 실질적 지배력 등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지 알기 어려워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하기 어렵다고 적극적인 회신을 한 사업장, (3) 교섭요구사실 공고를 통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을 한 사업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편 교섭단위분리신청이 제기되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가 진행될 수 없으므로, 해당 사업장은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분리신청 사건을 준비하고 있다.

관련하여, (1) 무대응을 한 사업장의 경우, 하청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을 제기할 수 있고, 실제로 제기된 곳들도 있다. 그러면 해당 시정신청 사건에서 어떤 교섭의제에 대한 교섭요구가 있었는지, 해당 의제에 대한 원청의 교섭의무가 있는지가 다루어질 것이고, 시정신청 절차에서 최대 20일 이내에 결정이 내려지므로, 상당히 이른 시기에 공적 기관에 의한 교섭의무 존부에 대하여 판단을 받게 된다. 만약 하나의 의제라도 교섭의무가 인정될 경우, 원청으로서는 그에 따라 단체교섭을 진행할지, 중앙노동위원회 혹은 법원 단계로 분쟁을 지속할지 고민을 해야 하고, 고용노동부가 노동위원회에서 교섭의무가 인정되었음에도 교섭을 거부할 경우 사법처리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므로, 분쟁을 계속할 경우 부당노동행위 수사에 대응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편, 시정신청이 접수되지 않고, 노동조합이 단체교섭 요구를 반복하여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만약 1유형의 단체교섭 요구라면 무대응을 할 수도 있겠지만, 무대응으로 일관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반응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하기 어렵다고 적극적인 회신을 한 사업장의 경우, 만약 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이 접수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해당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태세전환을 하면 된다. 그렇지 않고, 교섭의제를 특정한 단체교섭 요구를 받았을 때 고민이 될 수 있는데, 해당 교섭의제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이 있다고 보는 근거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방법, 원청 입장에서 실질적 지배력 여부를 판단하여 진행하는 방안(즉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안건을 특정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거나, 실질적 지배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회신을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3) 교섭요구사실 공고를 통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을 한 사업장에서는 노동조합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면 되는데, 단체교섭 과정에서 교섭의제에 관한 노사간 의견조율이 관건이 될 것이다.

향후 관전포인트는 3가지다.

첫째, 가장 빠른 공적기관의 판단이 될 수 있는 교섭요구사실 미공고 시정신청 사건의 결론과 후속 대응이다. 법원의 소송 사건에서도 몇 년에 걸친 심리 끝에 결론이 내려져 왔는데, 상당히 짧은 시간(기본 10일 + 연장 10일)안에 당사자들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안건별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와 판단이 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시정신청 사건에서 교섭의무가 인정되었음에도 불응을 하면 부당노동행위 대응이라는 또 다른 부담이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상당히 주목된다. 물론 법률에서 중앙노동위원회, 법원을 통한 다툼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이상 그런 다툼을 계속하는 동안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으나 현실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둘째, 교섭단위 분리사건의 결론이다. 현재 접수된 교섭단위 분리사건 중에는 조합원이 소속된 상급단체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해 달라는 사건들이 있는데, 과연 이러한 방식의 교섭단위 분리가 허용될 수 있는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지침에서 이를 허용하는 듯한 내용이 화근이 되었는데, 원래 교섭단위는 물적 또는 객관적 요인을 기준으로 분리 여부가 검토가 되어야 하는 것이고(예를 들면 직군별), 인적 또는 주관적/가변적 요인을 기준으로 분리 여부를 논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노동조합별 교섭단위’라는 것은 상정하기 어려운 것인데 단적으로 A노동조합과 B노동조합에 동일한 직군에 속한 조합원들이 있는데 노동조합간 갈등 가능성으로 노동조합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하여 A노동조합, B노동조합과 따로 교섭하도록 하라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고, 사용자의 개별교섭 동의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된다. 설령 노동위원회에서 노동조합별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더라도 법원의 판단은 한번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한 사업장에서의 교섭절차이다. 사업장 중에서는 일단 교섭요구가 있으니 공고는 하지만 법적으로 단체교섭 의무를 모두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조건부 교섭요구사실 공고를 한 사업장도 있는데, 일단 교섭창구단일화 절차가 진행될 것이고 실제 교섭절차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예측불허로 전개되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이후 교섭안건을 어떻게 좁혀 나갈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다른 소수노동조합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대변할지, 교섭안건에 대한 이견이 계속되어 교섭해태 내지 거부의 부당노동행위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어떻게 결론이 내려질지 등이 예상될 수 있는 쟁점들이고 타사 사례를 참고하려는 여러 기업들의 이목을 끄는 부분들이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인사노무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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