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보택시, 누가 왕좌를 차지할까

입력 2026-03-24 15:31   수정 2026-03-24 15:32

로보택시 사업은 은근히 단순한 구조다. 우선 자율주행차를 만들어 공급하는 제조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제조물을 구입해 로보택시 사업을 펼치는 운송사업자도 있어야 한다. 동시에 로보택시를 호출하는 플랫폼도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세 가지를 모두 하는 곳은 국내에 현대차그룹 밖에 없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호출과 운송사업은 하지만 자동차를 제조사로부터 사와야 한다. 이때 제조사가 팔지 않으면 다른 경쟁사를 찾아야 한다. 이외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드는 스타트업도 거론되지만 지능을 적용하려면 그들도 제조사로부터 자동차를 구입해야 한다. 역시 제조사가 공급하지 않으면 제아무리 뛰어난 지능을 만들어도 사용할 곳이 없다. 그러니 한국에서 로보택시 사업은 대형 자동차기업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 기업과 손잡고 나설 수 있다. 구글 웨이모 또는 아마존의 죽스가 제품을 공급해 주면 된다. 하지만 ‘자동차’라는 제조물 특성에 따라 국내의 모든 인증 기준을 맞춰 투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구입 가격도 고려해야 한다. 요금을 운송사업자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 만큼 이동 수단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면 운송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로보택시 경쟁은 달아오른다. 우선 강력한 호출 플랫폼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가 서울에 로보택시 2대를 투입했다. 자신들이 개발한 지능을 기아 EV6에 심어 택시로 운영한다. 초기에는 무료지만 향후 돈도 받는다. 이미 택시회사를 보유한 만큼 면허 문제도 없다. 반면 현대차그룹도 광주광역시에 로보택시 200대를 투입키로 했다. 시범 운행 후 2027년에 상용화에 나서는데 이때 호출 플랫폼도 제공한다. 자율운행 기술 방식을 떠나 국내 최대 자동차기업이 이동 수단 제조, 운송 및 호출 사업을 모두 겸하는 형국이다.

유상 운송 사업 도시는 분명 확대되기 마련이다. 광주광역시는 실증 지역일 뿐 모든 로보택시 기업의 목표 도시는 서울이다. 그러자면 말 그대로 실증 단계에서 문제와 갈등이 모두 걸러져야 한다. 특히 기존 택시 사업자와 상생하는 방안이 필요한데 묘수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법인은 로보택시를 반기지만 개인택시는 면허 가치 하락을 우려한다. 개인택시 운전자의 고령화를 감안할 때 로봇 운전이 위험 요소를 낮출 수 있지만 이때도 면허 가치 보상 주체가 논란이다.

갈등 전에 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개인택시 숫자를 줄이는 일이다. 하지만 오히려 늘어날 태세다. 쉬고 있는 법인택시를 개인택시로 전환하는 사업이 준비되고 있어서다. 법인면허 2개와 개인면허 1개를 서로 맞바꾸는 일이다. 외형상 택시 숫자는 감소하지만 이 경우 실질 운행대수는 늘어난다. 멈춰 있던 법인택시 대신 개인택시가 신규 투입되기 때문이다. 공급이 늘어 탑승 경쟁이 치열해지니 개별 운전 사업자의 소득은 감소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보택시 투입은 오히려 반발력만 키울 뿐이다.

택시 논란은 오랜 시간 국내 모빌리티의 최대 화두다. 자가용 승차공유도 택시에 막혔고 렌터카 기반 유상운송 서비스 ‘타다’도 택시에 가로막혔다. 그러나 엄밀하게는 택시 산업의 구조조정을 정부가 애써 외면해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택시 부문의 선제적 구조조정이 없다면 로보택시 상용화도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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