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이후 약 9개월간 총 45건의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쏟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메시지 전달 방식은 SNS(X·66.7%)로 시장에 즉각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집을 투자 수단이 아닌 거주 공간으로 규정하고 부동산에 묶인 자본을 첨단산업으로 유도하겠다는 것이 메시지의 핵심이다.
24일 LH토지주택연구원(RI)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6월 4일부터 싱가포르 국빈 방문일인 이달 3일까지 9개월간 수집된 부동산 관련 공식 발언은 총 45건이다. 발언 원문은 약 2만자 분량이다.

메시지는 올해 들어 본격화됐다. 2025년 7~12월 월평균 1.5건이던 발언은 2026년 1월 9건으로 늘었다. 올 2월에는 27건으로 급증해 전체의 80%가 2026년 초에 집중됐다. 주요 키워드로는 부동산(28건), 투기(24건), 집값(22건) 순으로 언급량이 많았다.
메시지 전달 방식은 SNS(X)가 30건(66.7%)으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공식 석상 6건(13.3%), 기자회견 3건(6.7%), 타운홀미팅 3건(6.7%), 간담회 2건(4.4%), 정상회담 1건(2.2%) 순이었다. 연구원은 “민감한 부동산 정책 메시지를 국민에게 직접 즉각적으로 전달해 정책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에 명확한 방향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연구원은 발언 45건을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해 37개의 핵심 단어를 추출했다. 첫 번째로 ‘집은 거주 공간이지 투자 수단이 아니다’는 메세지가 강조됐다. 양홍석 LHRI 수석연구원은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에게는 세제 강화와 대출 규제로 책임을 부과한다는 원칙”이라며 “부동산을 필수 공공재로 재정립하겠다는 기조”라고 해석했다.
두 번째는 ‘부동산 자본을 생산적 분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동산에 집중된 자금이 첨단산업과 혁신 경제로 흘러가도록 금융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내용이다. 세 번째 메시지는 ‘일본식 장기 침체를 막기 위해 선제 대응하겠다’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현 상황이 일본의 장기 침체 당시와 유사하다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한 수도권 쏠림 완화를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1~3일 싱가포르 국빈 방문 기간 중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세 차례에 걸쳐 주목할 만한 정책 메시지를 전달했다. 취임 이후 추진해온 부동산 투기 근절과 금융의 대전환 기조를 성공적인 국제 모델과 접목해 구체화하려는 정책적 의지의 표명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라는 조건 속에서 HDB(주택개발위원회) 중심의 공공주택 공급과 투기 억제 정책을 통해 주거 안정을 실천하는 나라로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싱가포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이 있었다”며 “이 좁은 국토에서 주택이나 부동산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놀랍다”고 언급했다. 공공이 주도하는 싱가포르형 주택 모델을 참조해, 주택을 투기 상품이 아닌 삶의 기반으로 되돌리겠다는 정책 실행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단순히 집값을 안정시키는 게 아니라 자산과 지역의 불균형과 흐름을 바꿔 경제 전체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종합적 전략으로 해석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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