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23일(현지시간) 유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수록 공급 부족과 운임 상승 등으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서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의 경우 3~4월 평균 배럴당 110달러로, 기존 전망치인 98달러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5년 연평균 대비 약 62% 상승한 수준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3월 98달러, 4월 10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 규모가 4월 10일까지 정상 수준의 5%에 머물 경우, 해당 기간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공급이 특정 지역에 몰려 있고, 대체 생산도 부족하니 각국의 비축 확대와 장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해협 통과 물량이 10주간 5% 수준에 머물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2008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렌트유는 2008년 7월 배럴당 약 147달러까지 상승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요가 급감하며 40달러 수준까지 급락한 바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중동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스 충격을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석유업계 또한 유가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S&P글로벌 ‘세라위크(CERAWeek)’ 콘퍼런스에서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한 물리적 공급 충격이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러한 영향이 유가 선물 곡선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9.94달러로 전장 대비 10.9% 하락했다. 4월 인도분 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13달러로 전장보다 10.3% 내렸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날 앞서 아시아장에서 한때 배럴당 114달러를 웃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보류 발언 직후 배럴당 96달러선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다만, 유가는 이란 매체들이 미국과의 대화 소식을 부인하는 이란 당국자들의 발언을 전하면서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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