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4일 16: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렌탈 인수합병(M&A)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불승인으로 수개월째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딜을 주도해온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국 수장마저 자리를 비우면서 돌파구 마련이 요원해지고 있다. 롯데렌탈 매각을 통해 기대했던 현금 유입과 부채 감소 효과가 지연되면서 롯데그룹과 호텔롯데의 재무 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렌터카·롯데렌탈 인수를 이끌었던 민병철 어피니티 한국 대표가 최근 휴가에 들어간 뒤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어피니티 홍콩 본사 투자심의위원회(IC)가 롯데렌탈 인수 과정에 난색을 보이면서 민 대표가 사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어피니티 측은 "롯데렌탈 건을 포함한 모든 현안을 차질 없이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지난 1월 경쟁제한을 이유로 두 렌터카 업체의 결합을 불허했다. 어피니티는 공정위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신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유력한 방안으로 SK렌터카를 먼저 매각하고 롯데렌탈 인수를 재추진하는 방향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어피니티가 당시 공격적인 프리미엄을 얹어 SK렌터카를 인수한 터라 원금 이상을 받고 매각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렌터카를 제값 받고 팔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그 시간만큼 롯데렌탈 매각도 덩달아 지연된다.
롯데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마땅치 않다. 어피니티가 공정위 승인을 다시 받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새 인수자를 구해야 하지만 모두 험로다. 신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더라도 시간이 상당히 걸릴 수밖에 없고, 새 인수자를 찾는다고 해도 실사부터 공정위 승인까지 수개월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쪽이든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렵다는 얘기다.
롯데렌탈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지분 56.17%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가 롯데지주·롯데건설·롯데캐피탈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롯데렌탈 매각 불발이 그룹 전체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텔롯데 자체의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시장성 차입금이 1조원을 넘어서는 데 비해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대에 그친다.
롯데렌탈은 대규모 차입으로 차량·장비를 구입해 리스료를 받는 구조상 금융회사 성격이 짙다. 지난해 기준 회사가 보유한 부채만 5조7924억원에 달했다. 매각이 성사됐다면 1조6000억원의 매각대금 유입에 더해 5조원이 넘는 부채까지 사라져 그룹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이 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미 확정된 매각 계약을 두고 자금 집행 계획을 짜놨던 만큼 딜 교착이 예상치 못한 재무 리스크로 돌아온 셈이다.
롯데그룹은 계열 합산 순차입금이 30조원을 웃도는 등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재무구조 개선 요구를 받고 있다. 당국과 은행은 오는 6월 말 반기 실적을 확인한 뒤 대응방안을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말까지 롯데가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최다은/서형교 기자 max@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