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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가격역전' 될라…면세점 '결단'에 화장품 싸졌다

입력 2026-03-24 20:30  


국내 주요 면세점이 국산 브랜드 달러 판매가 산정에 적용하는 기준환율을 기존 1400원에서 1450원으로 50원 인상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 면세점은 이날부터, 신라·현대면세점은 오는 25일부터 적용한다. 지난해 11월 1350원에서 1400원으로 조정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 현상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환율이 꾸준히 1450원대를 웃돌았고 지난 23일에는 장중 1510원을 돌파했다. 업계는 기준환율 조정으로 가격 경쟁력 회복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환율은 면세점이 원화로 매입한 국산 브랜드를 달러 판매가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환율이다. 기준환율이 높아지면 달러 표시 판매가가 낮아지는 구조다. 내·외국인 모두에게 익숙한 국산 프리미엄 K뷰티 제품인 설화수 윤조 에센스(정가 14만원)를 예로 들면, 기준환율 1400원에서는 100달러에 판매되지만, 1450원이 적용되면 약 96.6달러로 내려가 3.4%의 가격 인하 효과가 생긴다.

업계가 이번 조정에 나선 것은 '가격 역전' 현상 때문이다. 원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세금이 면제된 면세점 가격이 오히려 백화점 판매가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준환율 인상으로 달러 표시 가격을 낮춰 이 역전 현상을 막겠다는 것이다. 다만 달러로 직매입하는 해외 브랜드 상품은 이번 조정과 무관하게 환율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면세업계는 환율 외에도 구조적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87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국내 면세점 총매출은 12조5340억원으로 전년(14조2249억원)보다 11.8% 감소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코로나19 기간 수준(15조원)을 밑도는 실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소비 패턴 변화가 이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외래 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요 쇼핑 장소로 거리 상점을 꼽은 비율은 49.6%에 달했다. 반면 공항 면세점 이용률은 14.2%에 그쳐 2019년(33.5%)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외국인 관광객이 면세점에서 고가 명품을 구매하는 대신 거리의 CJ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K브랜드 로컬 매장에서 가성비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방한 수요 회복 신호도 일부 나오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월 전국 면세점 매출은 1조708억원으로 전년 동기(9543억원) 대비 12.2% 늘었다. 외국인 방문객 수는 94만2422명으로 전년(74만3536)보다 26.8%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준환율 변경은 국산 제품을 달러화했을 때 실제 달러 판매가가 낮아져 더 많은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면서도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했을 때부터 환율 보상·제휴사 할인 등을 통해 혜택 방식을 확대해왔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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