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발레의 지형을 바꾼 전설적인 무용단, 베자르 발레 로잔(BBL)이 25년 만에 서울 무대에 오른다. 오는 4월 23일부터 26일까지 GS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내한 공연은 세계 최정상 무용수 김기민의 합류로 화제를 모았다.나흘간의 공연은 김기민이 주역으로 서는 ‘볼레로’(사진)를 정점으로, 현대 발레의 살아있는 유산과 동시대 안무가들의 실험적인 시선이 담긴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볼레로’는 모리스 베자르 예술 세계의 정수로 꼽힌다. 모리스 라벨의 반복적인 음악 구조를 무대 위 시각적 에너지로 치환한 이 작품은 중앙의 붉은 원형 탁자 위에서 춤추는 주역 무용수가 ‘선율’(라 멜로디)이 되고, 그를 둘러싼 남성 군무진이 ‘리듬’이 되어 거대한 파동을 만들어낸다.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은 한국인 최초로 이 역사적인 무대의 주인공인 ‘멜로디’를 맡아 절정으로 치닫는 육체적 해방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아시아 초연으로 공개되는 신작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안무가 발렌티나 투르쿠의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압축했다. 인간 내면의 심연과 실존적 고뇌를 다루는 이 작품은 BBL 무용수들의 뛰어난 표현력을 통해 고전이 어떻게 동시대적인 설득력을 얻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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