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생산적 대화를 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반색했던 시장이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전날 배럴당 10달러 이상 하락한 브렌트유 등 유가는 24일 선물시장에서 4달러 안팎 반등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 사실을 부정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에 병력 파견을 늘리고 있어 실제 긴장 완화 시도가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지 의문이 제기된다. 관련 쟁점을 정리해봤다.
하지만 이란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액시오스 등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협상 창구라고 보도했지만, 갈리바프 의장은 “금융 및 석유 시장을 조작하는 데 이용되는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이 주요국 중재하에 간접적으로 소통한 것은 사실이다. 이란 외무부도 중재국을 통해 미국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들이 지난 19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이란 전쟁의 외교적 해법을 논의했으며, 이들의 개입으로 ‘48시간 후 발전소 폭격’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협상이 진행된다면 중재국을 통해 제3지대에서 양측이 접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전쟁 직전까지 미국이 이란과 대화하던 방식이다. 파키스탄 당국자는 로이터에 “JD 밴스 부통령과 쿠슈너 등이 이번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당국자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상당히 유연한 비공식 협상안을 미국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간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낮추는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잔여 원심분리기 사찰과 대리 세력 지원 중단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평행선을 달릴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이 생산적이었다면서 “(이란에서) 매우 중대한 형태의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을 지키는 비용을 미국이 대고 있는 데 문제의식을 가졌다. 이란 유전을 장악해야 하며, 하르그섬을 완전히 파괴하거나 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권과 원유를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는 그의 목표는 40년째 동일하다는 얘기다. 다만 전황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강한 위협과 온건한 협상 제안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일간의 협상 기한이 종료되는 28일에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한 제31해병원정대 약 2500명이 호르무즈해협에 도착한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최만수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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