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검사가 의료 과실 사건에서 의료진을 법정 구속하고, 공학도 출신 검사가 반도체 기술 유출범을 잡아낸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18년을 맞아 전문직 출신 법조인이 실무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지난 20일 발표한 ‘2026학년도 입학생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25개 로스쿨 입학생(2150명) 중 의학계열은 18명, 약학계열은 15명이다. 최근 5년(2021~2025학년도) 동안에도 의·약학 전공자가 매년 20~30명 꾸준히 합격했다.
이공계 출신도 늘고 있다. 올해 공학·자연계열 입학생은 239명으로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사회(30.3%) 상경(23.4%) 인문(17.8%) 계열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이들의 강점은 전문 지식과 법적 사고방식의 결합이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3년간 수련의 과정을 마친 뒤 법조계에 입문한 장준혁 검사(변호사시험 1회)가 대표적이다. 보건·의약 분야 1급 공인전문검사인 장 검사는 신해철 사망 사건 항소심에서 의료진 법정 구속을 이끌어냈다. 그는 “로스쿨 3년간 의학 전문성에 법리를 적용하는 ‘리걸마인드’를 장착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D램 핵심 기술 유출범을 적발한 박성현 검사(변시 3회)도 주목받는 사례다. 공학을 전공한 박 검사는 전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 연구원들을 소환해 약 600단계에 이르는 D램 공정 기술 유출 경위를 낱낱이 밝혀냈다. 법조계에서는 공학적 이해와 법률 지식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로스쿨은 다양한 배경과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를 교육해 법조인으로 양성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다양한 인재가 안정적으로 입학할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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