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청약 시장에서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보다 전용 59㎡ 당첨 가점이 더 높은 사례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로 가격 부담이 큰 넓은 면적대보다 작은 면적대에 통장이 몰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서구 방화동 '래미안 엘라비네'는 지난 26일 당첨자를 발표했습니다. 당첨가점은 최저점이 42점, 최고점이 72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면적대별 평균 당첨가점을 살펴보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곳은 전용 59㎡B로 69점이었습니다. 청약통장 가점은 △무주택 기간 △통장 가입 기간 △부양가족 수 등 3가지로 산정합니다. 무주택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은 15년이 넘으면 만점을 채울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부양가족 수에 따라 만점이 갈립니다. 4인은 20점으로 4인 가족의 만점 통장은 69점입니다.
이어 △전용 44㎡ 67.67점 △전용 84㎡A 64.79점 △전용 76㎡A 63.67점 △전용 84㎡D 63.4점 등 순이었습니다. 나머지 면적대는 50점대입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대의 평균 가점이 높고 큰 면적대의 당첨가점이 낮은 모습입니다.
지난 1월 당첨자를 발표한 서대문구 연희동 '드파인 연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납니다. 이 단지 최저 당첨가점은 61점, 최고 당첨가점은 74점으로 래미안 엘라비네보다는 격차가 크진 않았습니다.
평균 당첨가점을 살펴보면 전용 115㎡B가 74점으로 높았습니다. 다만 전체 지원자 수가 6500명이 넘는 가운데 34명만 지원했다는 점은 당첨을 위한 확실한 수요가 있었단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 면적대에 이어 높은 점수를 기록한 면적대는 전용 59㎡A로 69.11점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전용 74㎡A와 전용 84㎡B도 69점이 나왔습니다. 다른 면적대도 60점대 평균 당첨 가점을 기록했지만 전용 59㎡A보다는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청약자가 과거와 달리 작은 면적대를 더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작은 면적대 당첨가점이 올라간 것은 지난해 발표한 대출 규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대출 규제에 따르면 집값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달라집니다. 15억원 이하는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미만은 4억원, 25억원 이상은 2억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중도금은 제한이 없지만 입주 시점에 중도금 대출을 잔금 대출로 상환하는 과정에서 대출이 원활하게 실행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래미안 엘라비네 전용면적별 분양가(최고가)를 살펴보면 △44㎡ 9억200만원 △59㎡ 14억2900만원 △76㎡ 16억8000만원 △84㎡ 18억4800만원 △115㎡ 22억3700만원 순이었습니다. 전용 76㎡부터는 향후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드파인 연희 분양가는 △59㎡ 11억~12억원대 △74·75㎡ 13억원대 △84㎡는 14억~15억원대 △115㎡는 23억원대였습니다. 래미안 엘라비네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아 전 면적대에 청약통장이 고르게 분산됐지만, 아무래도 자금 부담이 커진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작은 면적대 평균 당첨 가점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1~2인 가구가 늘어난 점도 작은 면적대 평균 가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국 1~2인 가구 수는 △2023년 1580만1673가구 △2024년 1612만7871가구 △2025년 1642만2991가구로 매년 증가했습니다.
반면 소형 아파트 공급은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4에 따르면 전국의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공급물량(임대 제외)은 △2023년 9만675가구 △2024년 7만6160가구 △2025년 5만2179가구 등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전체 공급 대비 비중도 △2023년 29.25% △2024년 23.87% △2025년 22.15%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소형 쏠림현상은 지난해만 해도 강남 3구, 용산구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현상인데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대출 규제를 받다 보니 서울 전역으로 이런 현상이 확산했다"며 "결국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면서 청약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대로 통장이 집중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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