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 시장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경영 최전선에 나선 허제홍 엘앤에프 의장(대표)이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 고도화를 통한 '로봇용 배터리 양극재'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주요 고객사와의 결속력 약화 우려를 일축하며, 단기적 업황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허 의장은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이사로 전면에 나선 배경과 향후 핵심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엘앤에프 최대주주인 허 의장은 그동안 사내이사로서 경영 전반에 참여해왔지만,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지난해 말 직접 대표이사직에 오르며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
그는 전면에 나선 이유에 대해 "회사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경영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다. 향후 경영진 및 조직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조직 안정을 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 안팎에서 제기된 배터리 시장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침체)에 따른 실적 우려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 의장은 "일부 시장 환경의 변동이 있다고 해서 전체적인 사업 방향이 바뀌거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는 상황은 없다"고 했다. 특히 시장의 일부 우려와 달리 최대 고객사인 테슬라와의 협력 관계 등은 오히려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엘앤에프 측의 설명이다.
전기차 이후의 새로운 돌파구로는 '로봇 배터리' 시장을 지목했다. 휴머노이드 등 미래 로봇은 한정되고 좁은 공간 안에서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을 내야 하는 만큼, 에너지 밀도가 높은 '하이니켈' 양극재의 탑재가 필수적이다. 허 의장은 "로봇은 좁은 부피 안에서 고출력을 내야 하므로 필연적으로 배터리 용량을 크게 가져가야 한다"며 "결국 하이니켈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엘앤에프가 양극재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허 의장은 "고객사들이 보안상 특정 제품을 '로봇용'이라고 명확히 밝히지는 않는다"면서도 "현재 많은 고객사와 하이니켈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고객사들의 앞당겨진 양산 니즈를 고려할 때 이 기술이 로봇에 적용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 안건으로 상정된 사채 발행 한도 확대 및 이사 선임 건에 대해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낸 것과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태도를 취했다. 허 의장은 "상법 개정 취지에 따른 원칙적인 대응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공통으로 직면한 상황인 만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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