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암호화폐) 소득세 과세를 '전면 폐지'하는 것으로 당론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25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 코인원 본사에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과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관련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향후 업계 및 투자자들과의 공청회를 통해 과세 폐지 입장을 공식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자리에는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박수영 의원, 김은혜 원내정책수석, 유성범 원내운영수석, 최보윤 수석대변인,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오경석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최한결 스트리미 부대표,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 김재진 상임부회장이 자리했다.
송 원내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현행 과세 체계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그는 "가상자산 투자자가 13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정책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간주하고 규제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법적·정책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선 19일 송 원내대표는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한 과세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가상자산 소득세를 폐지하고, 거래소 수수료 등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체계는 유지하는 방향으로 과세 구조를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분류하는 흐름에 맞춰 과세 체계를 재정비하고 이중과세 논란을 해소하려는 취지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주식과 가상자산 간 과세 형평성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져 왔다. 주식 매매 차익에는 별도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반면, 가상자산에는 과세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도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 비공개 간담회 이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김 원내수석은 "미국 등 주요국은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거래 수수료를 통해 사실상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득세까지 추가하는 것은 과도한 과세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이월 결손금 공제를 제한하는 현행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과세 인프라 준비 부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박수영 의원은 "국세청은 니모닉(비밀문구) 노출 사고 등을 통해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냈다"며 "국제가상자산거래내역(CARF) 공유 시스템 역시 총량 데이터 중심으로 개인별 거래 내역을 파악하기 어려워 과세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시스템으로 과세를 강행할 경우 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내 시장 위축과 자본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를 향한 협조 요청도 나왔다. 박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대한 여당의 입장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조세소위 논의 전까지 입장을 정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원내수석은 "가상자산 과세 못지 않게 2단계 입법도 중요하다"며 "협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단일안이 마련되지 않아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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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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