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과 라이나손해보험 등을 거느린 미국 보험그룹 처브가 국내에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ING생명과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푸르덴셜생명 등 최근 10여 년간 외국계 보험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미국 처브그룹은 내년 1월 1일 출범을 목표로 ‘라이나금융지주(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에 지주사 전환과 관련한 의견을 타진하는 등 사전 교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처브그룹은 국내에 라이나생명, 라이나손보, 처브라이프(생명보험사) 라이나원(법인보험대리점) 등을 두고 있다.처브그룹은 금융지주 설립과 더불어 라이나손보를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라이나손보는 처브그룹의 한국 지점이다. 직원이 300명이 넘는 작지 않은 조직이지만 법인 등록은 하지 않았다.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체제 전환은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이 크다. 컨트롤타워를 세워 라이나생명, 처브라이프 등의 기능 중복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한국을 아시아 시장의 핵심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경영진의 밑그림도 깔려 있다. 에반 그린버그 처브그룹 회장은 미국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한·미 양국 간 민간 경제협력 논의기구인 한미재계회의(USKBC)의 미국 측 회장을 맡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린버그 회장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특별히 크다”고 말했다.
처브그룹의 한국 핵심 계열사는 라이나생명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이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라이나생명은 생명보험업계에서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다. 자산 규모는 업계 17위지만 순이익은 ‘톱5’에 든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356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NH농협생명(2155억원) 미래에셋생명(1308억원) 동양생명(1240억원) 등을 제쳤다.
금융지주 설립과 라이나손보 법인 전환은 금융당국 승인을 거처야 한다. 당국에서도 긍정적인 기류가 관측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과 법인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서형교/박시온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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