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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김건희 2심 첫 공판…주가조작 '방조' 쟁점 부상

입력 2026-03-25 17:51   수정 2026-03-25 17:55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김건희 여사의 항소심 정식 재판이 25일 서울고법에서 시작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1심이 '공모'를 인정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한 판단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항소심에서 특검이 '방조범' 적용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죄 입증 전략을 수정했다. 공모 대신 방조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법리 구성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5-2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김 여사 측은 원심 판단에 대해 각각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맞섰다. 재판부는 양측의 항소 이유를 청취한 뒤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 등 절차를 중심으로 심리를 진행했다.

이번 항소심의 핵심 쟁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법적 평가다. 1심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 사실을 인식했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공모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항소심에서 기존 '공동정범' 주장에 더해 '방조범' 적용을 새롭게 제기했다. 김 여사가 계좌와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시세조종을 용이하게 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방조 책임은 인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특검은 "주가조작 세력의 범행 계획을 인식한 상태에서 자금과 계좌를 맡긴 것은 이익 공유를 전제로 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여사 측은 공모나 방조 모두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주가조작 일당과의 직접적인 연락이나 공모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1심의 무죄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명태균과 관련된 '무상 여론조사 수수' 의혹도 주요 쟁점으로 다시 다뤄졌다. 1심은 여론조사가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된 점 등을 근거로 재산상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특검은 "여론조사는 확산될수록 정치적 가치가 커지는 특성이 있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실질적 이익의 귀속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약서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형식적 계약이 존재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명씨가 일방적으로 조사 결과를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며 대가성이나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맞섰다.

통일교 측 금품수수 혐의 역시 항소심에서 전면 재검토된다. 1심은 총 8000만원 상당 금품 수수 가운데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고, 초기 샤넬 가방 수수에 대해서는 구체적 청탁 인식이 없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특검은 이 부분에 대해 "당시에도 청탁 또는 알선 가능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금품을 받은 것"이라며 전부 유죄를 주장했다. 반면 김 여사 측은 "해당 금품은 의례적 수준의 교류에 불과하다"며 전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양형을 둘러싼 입장 차도 뚜렷했다. 특검은 "원심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1심과 동일하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반면 김 여사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별도 사건으로 구속된 상황을 언급하며 "부부가 모두 구속 상태인 점을 고려해 선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소장 변경 허용 여부와 이에 따른 혐의 구조 변화가 이번 항소심의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주가조작 사건에서 공모에서 방조로 쟁점이 확장되면서, 증거 판단 범위와 법리 적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4월 8일 추가 심리를 거쳐 선고할 예정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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