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 공기업이 한계 넘어 지속 성장하려면

입력 2026-03-26 16:05   수정 2026-03-26 16:06

지방 공기업은 주민의 삶과 밀접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인천도시공사처럼 도시개발, 주택공급, 상하수도, 교통, 시설관리 등 주민 생활 전반을 떠받치는 영역에서 활동하는 공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공공성과 기업성을 동시에 요구받는 이중적 구조에서 여러 한계가 지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방 공기업은 법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관리·감독받는다. 인사, 예산, 주요 사업이 지자체와 긴밀히 연동된다. 이러한 구조는 공공성 확보라는 장점이 있으나, 단체장 교체 시마다 경영 방향(환경)이 급변하는 단점도 있다. 단기 성과 중심의 정책사업에 우선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정책 목적 사업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재무 건전성은 뒷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부채 증가, 수익성 악화, 책임 경영의 약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되풀이되는 배경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관장 및 임원의 임기 보장 △역량과 전문성 있는 인재 선임 시스템 강화 △정책사업과 수익사업의 명확한 회계 분리 △중장기 경영계획의 법적 구속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 정치적 변동성으로부터 지방 공기업이 일정 부분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구조적 충돌도 문제다. 개발이익의 지역사회 환원, 요금은 낮게 서비스는 높게 등의 이중 요구를 받는다.

교통·환경·주거 분야는 수익성이 낮은 대표적인 공공 분야다. 적자가 누적되면 결국 재정 지원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지방재정 부담으로 전가된다.

공공요금은 시민의 삶과 직결돼 현실화가 어렵고, 임대주택공급이나 원도심 재창조 사업 등은 원가 보전율이 낮은 사업이 대부분이다. 이에 도시 균형발전 지연과 투자 여력 축소, 시설 노후화, 서비스 질 저하라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원가 기반 요금 산정 체계 확립 △공익적 적자에 대한 명확한 재정 보전 기준 마련 △성과 기반 경영평가 시스템 고도화 △비영업 부채 분리 등 ‘보이지 않는 적자‘를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인사·조직 운영의 높은 경직성도 개선해야 한다. 직무 전문성보다는 연공 중심 구조가 유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디지털 전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인공지능(AI) 접목 도시개발, 신재생에너지 공급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가 수반되어야 한다.

지방 공기업은 정책사업 수행과 시장 위험 관리라는 이중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개발이익 환수라는 공공 목적과 시장 경쟁 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다.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 수립을 10년으로 확대하고 예측 가능한 재정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 또 신규 투자사업에 대해 사전 타당성 검증 강화를 위한 외부 전문가 확대, 민관협력 구조의 위험 분담 명확화 등이 필요하다.

지방 공기업은 매년 행정안전부 경영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성과 측정지표인 정량 배점(49점)이 여전히 높아 기관 고유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에 한계가 있다. 평가는 통제 수단이 아니라 기관의 특성과 지역 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차별화된 지표 설계가 필요하다. 결과에 따른 실질적 인센티브·페널티 부여가 병행되어야 한다.

지방 공기업이 지속되려면 ‘공공성 강화’와 ‘기업성 회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지방 공기업의 구조적 한계는 제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영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공공성만을 강조하면 지속가능성이 약화하고, 수익성을 강조하면 기관의 존재 이유가 흔들린다. 결국 해법은 균형에 있다. 지방 공기업은 보조적 기관이 아닌 지역사회 경쟁력을 이끄는 전략적 플랫폼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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