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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주거도시에서 '자족형 경제도시'로…산업 기반 대폭 늘려

입력 2026-03-26 15:52   수정 2026-03-26 15:53


인구 106만 명, 수도권 대표 대도시로 자리 잡은 고양특례시가 ‘3중 규제’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경제도시로의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탁월한 수도권 입지와 촘촘한 교통망을 갖췄음에도 기업 유치와 산업기반 확충에 한계를 겪어온 고양시가 규제특례 확보와 대형 산업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며 새로운 경제 성장 구조를 구축해가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을 핵심으로 일산테크노밸리·대곡역세권·창릉신도시 등 도시 전역을 산업 클러스터로 연결하고, 경기 북부 최초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정으로 규제특례를 확보하며 기업과 일자리가 모이는 경제도시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시는 중첩규제로 인해 주거 중심 도시로 성장해 온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마련해 잠재력을 일깨워야 한다”며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벤처기업육성지구 추가 지정 등 기업 유치 기반을 확대해 첨단산업의 연구·창업·투자가 선순환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도시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규제 허물어 앵커기업 유치
26일 고양특례시에 따르면 시는 규제특례 확보를 통해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 규제를 완화한 결과 입주기업이 2024년 5월 3167개에서 2025년 12월 5740개로 81% 증가했다. 불과 1년 반 만에 2500개 이상의 기업이 새로 둥지를 튼 것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증가가 아니라 고양시 경제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1위 기업인 LG헬로비전이 삼송의 한 스튜디오에 입주하며 대형 앵커기업 유치의 신호탄을 쐈다. LG헬로비전은 연 매출이 1조2000억원에 달하고 임직원이 630여 명 근무하는 기업으로, 지역상권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LG헬로비전 입주의 핵심 배경에는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 확대가 있었다. 시는 2024년 전국 최초로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 확대를 시작해 지식서비스업 7개, 방송·영상·오디오업 8개, OEM 제조업, 스마트팜 수직농장 등 총 17개 업종을 추가했다. LG헬로비전이 속한 유선방송업도 이 과정에서 입주 가능 업종에 포함됐다. 업종 확대가 없었다면 입주 자체가 불가능했다.

시는 업종 확대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 지난해에는 종합전문건설업·전기·통신·소방 공사업 등 46개 업종을 포함한 총 54개 업종을 추가했다. 올해 1월에는 3차 업종 확대를 통해 제조업 회사본부(중견기업 이상) 및 기타 산업 회사본부(중견기업 이상 본사)를 포함한 6개 업종도 추가했다. 중견기업 유치 기반을 넓히고 지식산업센터 활용도를 높여 산업 생태계를 다양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식산업센터·벤처지구 확대
고양시에는 연면적 약 216만㎡(총 65만 평)에 이르는 지식산업센터 29곳이 운영 중이다. 입주기업은 5740곳으로, 2025년 말 기준 입주율은 72%를 기록했다. 현재 공사 중인 4개 지식산업센터가 2029년 11월까지 완공되면 연면적 263만㎡(총 80만 평) 규모로 확대된다. 이는 수도권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산업 인프라다.

지식산업센터는 수도권 공장 건축면적을 제한하는 ‘공장총량제’에서 제외돼 과밀억제권역에도 건축이 가능하고, 개별 공장 입주도 비교적 수월하다. 취득세·재산세 각 35% 감면 혜택도 기업 유치의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한다.

벤처기업 생태계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시는 2024년 10월 경기 북부 최초로 대화동 등 8개 동 일부 지역 1.25㎢(약 37만8000평)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받았다. 입주 기업에는 취득세·재산세 35% 감면과 교통유발부담금 등 5개 부담금 면제 혜택이 제공된다. 지구 지정 이후 고양시 벤처기업 수는 2024년 10월 483개에서 2026년 1월 566개로 83개(17.18%) 증가했다.

올해는 덕은·향동·지축 등 지식산업센터 밀집 지역과 역세권 기업입주시설 등을 대상으로 벤처지구 추가 지정을 추진한다.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연내 지정 완료를 목표로 한다. 기업 집적도와 대학·연구기관 입지, 기반시설 구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기업 집적도를 높이고 협업화를 지원하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도시 경제 지형 바꿀 3대 프로젝트
시는 지난해 12월 창릉지구에 15만5000㎡(약 4.6만 평) 규모의 기업 이전단지 물량을 추가 확보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 전체 공업지역 면적은 기존 대비 약 93% 증가한 총 32만1182㎡(약 9.7만 평)로 확대됐다. 산업 용지 확보에 속도가 붙으면서 기업 유치 여건도 한층 개선됐다.

고양시 산업기반 확충의 핵심 사업인 일산테크노밸리 분양도 본격화한다. 일산서구 대화동·법곳동 일원에 87만1761㎡(약 26만 평) 규모로 조성되는 이 산업단지는 약 2만2000명의 고용 창출과 6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공정률은 47%며 2027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도시첨단산업단지 토지 분양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지식기반시설용지·연구시설용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일산테크노밸리는 고양시가 단순 주거도시에서 경제도시로 전환하는 데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대곡역세권 개발도 고양시 경제 지형을 바꿀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GTX-A·지하철 3호선·경의선·서해선·교외선이 교차하는 펜타역세권인 대곡역 일대 약 199만4000㎡(약 60만3000평)를 복합환승 기능을 갖춘 산업·업무 중심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주거 기능은 최소화하고 지식·산업 기능 중심의 지식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으로 2035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올 상반기 개발 방안 구상 용역을 마무리하고 하반기까지 지구계획 수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모든 산업기반 확충의 정점에는 고양경제자유구역 최종 지정이 맞물려 있다. 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해 2022년 11월 경기 북부 최초로 후보지로 지정됐다. 현재 정밀의료·스마트 모빌리티·K-컬처 등 고양시 강점을 살린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관련 영향평가와 행정절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이 최종 지정되면 고양시는 수도권 서북부 경제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시는 올해 최종 지정을 목표로 산업통상부 4차 사전 자문 의견을 반영한 개발계획을 경기경자청에 제출했다. 현재 경기경자청에서 산업통상부와 최종 지정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신청 이후에도 국토부·농림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시 관계부서와 고양연구원·산업진흥원·도시관리공사 등이 참여하는 ‘고양시-산하기관 실무단’ 운영을 활성화해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고양=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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