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한 노인·장애인 '방긋'…집에서 '전문가 관리' 받는다

입력 2026-03-26 19:44   수정 2026-03-27 01:20


전남 영광군에서 혼자 사는 여든살 김모 할머니는 뇌경색, 관절염 등을 앓고 있다. 그는 최근 뼈가 부러져 3개월간 입원했다가 퇴원하면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이하 통합돌봄) 시범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김 할머니는 이 제도 덕에 방문 진료, 도시락 지원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 개선, 운동 지도, 방문 목욕 등까지 받을 수 있었다. 복지시설 입소 없이도 생활을 관리할 수 있게 돼 우울감이 줄고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김 할머니처럼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등이 복지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자기 집에서 정부의 집중 돌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이런 내용을 담은 통합돌봄을 27일 시행한다. 2023년 시행한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본 사업 시행을 위해 최근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에 전담 조직을 만들고 관련 인력 229명을 배치했다.

통합돌봄의 대상자는 장애, 질병 등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기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이다. 대상자가 되면 전문가가 이 사람의 일상생활과 건강 상태를 관리해 주고, 필요한 지원이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담당 기관이나 인력에 연결도 시켜준다. 대상자가 정부나 지자체에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직접 찾아보고 신청해야 했던 기존과 달라졌다. 노후를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집에서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통합돌봄을 본 사업으로 전환하는 건 수년간 시범사업을 해 보니 이 제도의 효과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시범사업에서 통합돌봄 대상이 된 사람의 요양병원 입원율은 9.4%로, 그렇지 않았던 사람(14.0%)에 비해 4.6%포인트 낮았다. 대상자의 요양시설 입소율은 3.2%로 나타나 그렇지 않았던 사람(12.6%)과의 격차가 9.4%포인트에 달했다. 이 사업은 노인·장애인의 가족에게도 도움이 됐다. 이들의 가족에게 돌봄 부담이 줄었는지 묻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75.3%였다.

통합돌봄을 받으려면 대상자 본인 또는 가족이 주소지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방문진료서비스, 치매관리서비스, 노인운동 프로그램, 노인맞춤돌봄, 긴급돌봄, 독거노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등 58가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주소지의 읍면동 주민센터, 시군구 통합돌봄 전담부서, 보건복지 상담센터(129) 등으로 문의하면 된다.

대상자를 선정할 때 소득과 재산 수준은 따지지 않는다. 다만 통합돌봄과 연계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돈이 들면 이 비용은 부담해야 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초고령사회에서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의 숙제가 아닌 국가와 지역사회의 책임”이라며 “통합돌봄이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고, 대상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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