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와 해외 관광객 유입으로 세계 럭셔리산업의 주요 시장으로 떠오른 두바이에서 명품 매출이 중동 전쟁 기간 약 40%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걸프 국가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두바이 쇼핑몰을 찾는 관광객과 부유층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리치몬트, 제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중동 사업 비중이 큰 기업에 초비상이 걸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연 1억 명이 찾는 명품 전문 두바이몰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두바이몰 간판 매장인 블루밍데일스의 전쟁 발발 이후 첫 3주간 방문객은 전쟁 직전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인근 하비니콜스백화점 방문객도 57% 급감했다.
덩달아 두바이 현지 명품 매출도 줄어드는 추세다. FT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업체 세 곳은 자국 정부 관계자와의 비공개회의에서 “전쟁 직전과 비교해 두바이 매출이 35~40% 감소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이 막혀 물류 차질이 빚어지는 것도 명품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 기업은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항구를 거쳐 두바이행 화물을 운송해야 한다. 지연 일수가 평시 대비 10일에 달하고 컨테이너당 최대 5000달러(약 750만원)의 전쟁 할증도 붙었다. 명품업체 관계자는 “악몽 같은 상황을 맞았다”고 말했다.
수년간 중국·유럽 시장의 명품 판매 부진 속에 두바이는 명품 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중동 비중은 약 5%다. 이에 명품 기업은 매출에 작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는 “리치몬트, 제냐 등 중동 매출 비중이 8~9%를 차지하는 기업이 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품 시장 위축 여파로 두바이가 속한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도소매업이 UAE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9%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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