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와 숙식 무료, 교육장려금도 지급"...3개년 평균 취업률 81% 달성

경주 감포항의 푸른 바다를 뒤로하고 언덕을 오르면,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이하 양성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경상북도, 경주시가 뜻을 모아 설립한 이곳은 국내 유일의 원전기초 기술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
행정동과 실습동, 생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는 교육생들이 오직 ‘기술’이라는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 취업과정 3개년 평균 취업률 81%...정부의 청·장년 실업난 해소 기여

양성원 취업과정은 일반 구직자를 대상으로 자격증 취득을 통한 취업을 목표로 재료융합(용접), 비파괴검사, 전기제어 과정을 운영한다. 교육비와 숙식은 무료이고 교육장려금도 지급한다.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용접 실습장이다.
실습동 입구에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자격 인증시험장 명판이 보인다.
이곳은 특수용접과 파이프용접을 배울 수 있는 최신 실습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별 부스에서 교육생들은 0.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교한 비드(Bead)를 만들기 위해 3,000도의 열기와 맞서고 있다.
환기설비와 개인별 보호장비도 완벽히 갖춰 교육생 안전도 완벽하다.
김병균 교수는 “기초적인 전기용접부터 고난도의 TIG(티그)용접까지 체계적으로 전수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라며, "다른 기관과 차별화된 고숙련 기술을 전수하면서도 늘 ‘기본’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원전 안전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비파괴검사 실습장 역시 긴장감이 감돈다. 방사선과 초음파 등을 이용해 보이지 않는 결함을 찾아내는 이 기술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김종범 교수는 “경북 유일의 실습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여느 교육기관보다 고품질의 교육이 가능해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현장에 투입되자마자 제 역할을 다해주는 제자들을 볼 때면 교육자로서 작은 보람을 느낀다”고 담담히 소회를 밝혔다.
전기제어 실습실에서 만난 유영봉 교수는 “찰나의 신호 오류도 허용되지 않는 원전 현장의 특성상 숙달의 연속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교육생들은 최신 설비를 통해 시스템 제어 원리를 몸소 익히며, 향후 우리 원전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든든한 조력자로 거듭나고 있었다.
실습을 통한 완벽한 숙달은 시스템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최신 설비를 통해 시스템 제어 원리를 체득하는 교육생들은, 향후 원전의 안정적인 가동을 뒷받침할 현장 밀착형 인재로 거듭나고 있었다.
○ 재직자 1,000명 시대, “K-원전의 숨은 조력자가 되겠습니다”
최근 K-원전 수출의 훈풍 속에서 양성원은 원자력 분야 신규 인력 양성만큼이나 기존 재직자의 ‘업스킬링(Up-skilling)’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32개 교육과정을 통해 원전 협력사 재직자들의 직무 역량을 끌어올리는 일은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질적 성장 및 생태계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과제다.
이근주 교수는 “양성원의 실습 설비들이 실제 원전 현장과 동일하게 구성되어 있어 현업 적용도가 높다”며 “재직자들이 이곳에서 흘린 땀방울이 현장의 안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 2026년, 원전 정비원자격제도 전담 운영 원년

올해 양성원은 ‘원전 정비원자격제도 전담 운영’의 원년을 맞아 한 단계 더 도약한다. 이는 교육 규모 확대라는 ‘외연의 확장’을 넘어, 원전 정비인력의 실무 자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검증함으로써 현장의 안전 운영을 보장하는 ‘내실의 심화’를 의미한다.
이인식 원장은 “저희 양성원은 미래 에너지 산업의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최전선에 서 있다는 사실을 늘 잊지 않고 있다”며 “숙련된 기술자가 곧 원전의 안전판이라는 사명감으로, 화려한 구호보다는 현장 중심의 교육 혁신에 묵묵히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늦은밤에도 실습장의 불빛은 꺼질 줄 몰랐다.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화려한 부활 뒤에는 이곳 경주 양성원에서 묵묵히 기술을 연마하는 이들의 ‘낮고 뜨거운 열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경주=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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