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달 태어난 아기는 2만6916명이다. 1월 기준 7년 만에 가장 많았다. 1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99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 늘었다.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은 낮지만 ‘백약이 무효하다’고 여겨졌던 저출산 문제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는 시각이 많다.주형환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펴낸 <인구정책 대전환 700일의 기록>은 이런 변화의 배경을 정책 현장의 시선에서 풀어낸다. 왜 기존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는지에 대한 분석과 함께 정책 설계의 방향을 바꾸려고 한 저자의 고민을 담았다.
주 전 부위원장은 2024년 2월 처음 임명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걱정이 컸다고 회상했다. 저출산 문제는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렵고 해법도 요원하게 느껴져서다. 당시 발표된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주 부위원장은 진두지휘한 저출산위는 원인에 대한 분석부터 시작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담과 기회비용이 커졌을 뿐 아니라,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마음의 장벽도 주요한 원인이라고 봤다.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라는 진단이다. 저출산위가 양육 부담 완화와 주거 안정 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사회 인식 변화 활동을 병행한 것도 이런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 부위원장은 출산 여건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 부위원장은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닌 자체동력으로 성장한 경기 화성시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비수도권으로 분산해 주거부담을 덜어주는 게 출산율 반등을 위해 필수적이란 주장이다.
저자는 향후 과제로 5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정교한 수립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제도 밖에 놓여 있던 계층을 포괄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1인 자영업자나 플랫폼 종사자 등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7세까지만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단계적으로 18세까지 확대하고, 어린이집 입소 및 아이돌봄 서비스의 대기 시간을 줄이는 등 실질적인 양육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아쉬움도 남는다. 2장부터는 정책 현장 기록보다는 언론 기고문을 바탕으로 한 글이 많아 흐름이 분절적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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