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를 석기시대로" 협박까지…'중동 전쟁' 대형 악재 터졌다 [황정수의 글로벌 체크인]

입력 2026-03-28 19:23   수정 2026-03-28 20:03


중동 전쟁 한 달째인 28일(현지 시간) 글로벌 경제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시작하며 참전했다. 후티가 호르무즈해협 못지않은 글로벌 에너지 운송의 혈맥으로 불리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 나서면 글로벌 시장에 '쇼크'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후티 반군, 이스라엘에 미사일 발사하며 참전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란, 레바논, 이라크, 팔레스타인의 저항 전선에 대한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예멘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포착해 요격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후티의 공격에 따른 사상자는 집계되지 않았다. NYT는 "중동에서 격화되고 있는 전쟁에 또 다른 전선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4년 예멘서 반란…친이란 무장 단체

후티 반군은 예멘의 시아파 무장 단체다. 공식 명칭은 안사르 알라. 시아파 종주국을 자처하는 이란과 동맹 수준의 끈끈한 관계를 갖고 있다. 2004년, 예멘 북부에 거주하는 시아파 교도들이 예멘 정부의 부패와 불평등에 반발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후티라는 이름은 반란 당시 지도자인 무함마드 알 후티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다.

후티 반군은 2014년, 예멘의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사실상 정부를 전복시켰다. 예멘은 내전 상태에 빠졌다. 예멘 정부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후티 반군에 맞서 싸운다.

후티 반군은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무기와 자금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의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공공연하게 내걸고 있다.
원유 12% 운송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
후티의 참전이 세계 경제에 쇼크를 줄 것으로 전망되는 건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 때문이다. '눈물의 문'이란 의미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인도양)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로 사우디 원유가 아시아 등으로 운송되는 통로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의 넓이는 32㎞로, 39㎞인 호르무즈해협보다 좁다.

전 세계 무역량의 약 10%,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12%와 상당량의 액화천연가스(LNG)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전 세계로 나간다. 주로 사우디산 원유의 운송로로 활용됐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후티 반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때때로 군사 개입을 하는 이유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후티는 중동 분쟁 때마다 수시로 바브엘만데브 봉쇄에 나섰다. 2023년 12월 이스라엘과 시아파 급진 단체 하마스의 전쟁 때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봉쇄에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홍해 부근 선박을 공격하고 피랍을 시도해, 주요 해운사들의 홍해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후티 반군의 고위급 인사인 아베드 알타위르는 지난 14일 "이란을 돕기로 결정한다면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가 최우선 선택 중 하나"라며 "미국, 점령된 영토(이스라엘)로 향하는 상선, 항공모함을 비롯한 군함을 멈춰 세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과거엔 '빅테크 해저 광케이블 절단' 위협도
후티 반군이 전황에 따라 '막가파식' 위협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미국 빅테크가 투자한 16개 주요 해저 케이블이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티 반군이 지역 통신 서비스 마비 등을 노리고 공격에 나설 경우 인터넷 검색이 불가능해지는 등 대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2024년 1월 후티 반군 지도자 사이에선 "홍해 해저 케이블을 절단하겠다"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 세계 SNS엔 "서구를 석기 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후티 반군 지도자가 말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급속히 퍼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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