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ESG 투자법 개정…'고려한다' 문구에 여야 격돌

입력 2026-03-29 17:09   수정 2026-03-30 00:39

국민연금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반영 수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여야 모두 국민연금의 ESG 투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법 개정안 내 문구 한 줄이다. 이 문구를 어떻게 수정할지가 ‘연금 운용에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느냐’는 쟁점으로 번지며 법안 처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최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국민연금법 102조 4항에 대해 논의했다. 현행법은 “(국민연금은) 증권을 매매·대여하는 방법으로 기금을 관리·운용하는 경우 투자 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건은 이를 ‘고려한다’ 또는 ‘고려하여야 한다’로 바꿀 지다.

여권 의원들은 이를 ‘고려하여야 한다’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려한다’는 결론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검토 의무 수준의 일반적 입법 표현”이라며 ‘고려하여야 한다’로 문구를 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당 김남희 의원은 국민연금의 ESG 투자 반영 범위를 현재 증권 분야에서 사모펀드와 부동산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야권은 문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고려한다’는 의무로 해석될 수 있어 외압과 법적 혼란 우려가 있다”며 “국민연금은 수익성·안정성·독립성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은 “‘고려하여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며 “고려한다” 수준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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