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I Want You for National Assembly

입력 2026-03-29 17:30   수정 2026-03-30 00:03

‘I want you for U.S.Army’.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모병 포스터는 미국을 의인화한 ‘엉클 샘’이 검지를 앞으로 가리키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나는 당신이 미군에 지원하길 원합니다’라는 인상적인 문구가 더해지면서 미국 젊은이들의 군 입대를 크게 독려했다.

나는 요즘 대한민국의 꽉 막히고도 암울한 정치 세태를 보면 이 포스터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말을 남겼다. 이 발언이 나온 지 30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어느 수준까지 와 있나. 그리고 왜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걸까. 혹시 더 퇴보한 것은 아닐까? 요즘 부쩍 그런 사색에 잠긴다.

국회에 들어온 지 어언 2년이 다 돼 간다. 2년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정치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결국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내가 찾은 하나의 답안은 정의로운 동시에 합리적이고, 실력과 경험, 양심, 염치, 무엇보다 뚜렷한 철학이 있는 사람이 책임을 방기하고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해야 할 사람이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 정치를 하는 이상한 구조가 굳어졌다.

정치는 ‘참여’했을 때 의미가 있다. 그들이 정치권에 냉소를 보내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 봉사, 헌신’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대한민국 정치 발전은 아득히 멀어진다. 그들이 계속 정치에 거리를 두고 ‘공동체 의식’을 저버린 채 개인의 이익만 좇는다면 우리 사회의 발전 원동력은 서서히 힘을 잃어갈 것이다.

나는 ‘I want you for National Assembly’라는 구호를 말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 대한민국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원합니다’, ‘더 이상 정치에 불신만 보내지 말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여의도에 와달라, 직접 와서 보고 느끼고, 대한민국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달라’고 말이다.

정치, 행정, 법 제도에 대한 이론과 이상(理想)도 물론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장의 실물경제를 아는 동시에 국가 산업과 글로벌 정세를 잘 이해하고, 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앞으로의 정치가 허상(虛像)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더 이상 내놓지 않는다면, 미래 대한민국의 대의정치는 그 자체로 존재 위기를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에 응당 참여해야 할 그들에게 한마디 더 덧붙이고 싶다. ‘Are you doing all you can?’, 이 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모병 포스터의 슬로건이다. ‘당신은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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