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M&A에 집중하는 MBK…한국 신규 투자는 난항

입력 2026-04-06 15:28   수정 2026-04-07 09:23

이 기사는 04월 06일 15: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한국에서 신규 투자 대신 포트폴리오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그 사이 일본에선 중대형 인수합병(M&A) 2건을 성사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MBK가 한국에서 들고 나올 새 바이아웃 딜에 모아지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달 말부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의료·간병기업 솔라스토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119엔으로 공개매수 발표 전날 종가 대비 약 17%의 프리미엄을 얹었다. 공개매수 대상은 보통주 지분 65%로, MBK는 솔라스토를 상장폐지하고 기존 경영진과 함께 성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솔라스토 최대주주는 일본의 최대 임대주택 관리업체 다이토겐타쿠(대동건탁)다. 다이토겐타쿠가 가진 솔라스토 지분 35%는 공개매수 완료 뒤 솔라스토가 자사주 매입 형태로 사들인다. 이를 고려한 지분 100% 기준 거래대금은 905억엔(8600억원)이다.

MBK는 지난해엔 일본의 반도체 기판·유리 제조사 FICT를 인수했다. 미국 반도체 테스트사 폼팩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000억엔에 FICT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당시 환율을 고려한 거래대금은 약 9500억원으로 추산된다.

MBK 일본 팀이 1년여간 현지에서 굵직한 바이아웃 딜 2건을 연속 성사시키는 동안 한국 팀은 홈플러스 사태 여파에 비교적 조용했다. 가장 최근 단행된 기업 경영권 거래는 2024년 10월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마지막이었다. MBK가 5호 펀드로 인수한 이커머스업체 커넥트웨이브가 올해 초 생활용 플랫폼 기업 아정당을 1500억원에 인수했지만 포트폴리오를 통한 M&A라는 점에서 'MBK 딜'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MBK는 지난 1년여간 국내에선 ‘사는’ 데엔 소극적이었지만 ‘파는’ 데엔 비교적 활발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현재 골프존카운티, 롯데카드, 넥스플렉스를 매각 중이며, 한차례 매각을 타진한 적 있던 모던하우스는 사실상 상시 매물이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도 매각 중인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분류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MBK는 경쟁입찰로 진행된 일부 딜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내부 스터디 수준 이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홈플러스 사태 여파로 한국에서의 투자 시계가 사실상 멈춰섰다”고 말했다. 국내 신규 투자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쉽지 않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뿐 아니라 딜 종결의 안정성도 거래 상대를 정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MBK에 팔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나 정부 부처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하면 매도자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MBK가 조단위 대형 바이아웃 딜로 두각을 보일 것이란 예상도 만만치 않다. 현재는 M&A시장 전반이 중동전쟁과 환율 등 거시경제 이슈로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조용해 보이는 것일 뿐, 물밑에선 부지런히 딜 소싱에 집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규모 딜을 소화할 수 있는 PEF는 MBK를 비롯해 소수에 불과한 데다가 라지캡 바이아웃에 대한 MBK 운용인력들의 의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에 아무런 언질도 없이 홈플러스를 회생절차로 끌고들어가며 인수금융 시장에서 'MBK 딜' 기피 현상이 굳어질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며 “매각 측과 이해관계만 맞아떨어지면 언제든지 ‘빅 딜’로 시장에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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