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투자 축제'…중견 제조사도 줄섰다

입력 2026-04-06 18:25   수정 2026-04-07 00:49


“부산에서 전력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는 지난 2일 부산에서 열린 ‘매뉴콘(제조와 유니콘의 합성어)’ 지원사업 최종 선정을 위해 열린 기업설명회(IR) 장소에서 지역 정주 여건 개선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투자 연계를 위한 기업의 성과 지표가 발표 주제의 뒷순위로 밀렸다는 점과 발표 대상이 부산시민이라는 사실이 다른 IR과는 차별화된 요소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부산테크노파크 관계자는 “매출액 3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까지 참가하는 사업”이라며 “이들은 지원금보다 인재 육성과 채용, 나아가 연구개발 시스템을 이들과 연결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뉴콘 IR, 기업 성장 마중물 될까
부산 지역에서 열리는 IR 현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부산시가 2024년 야심 차게 출범한 ‘매뉴콘’ 사업은 스타트업뿐 아니라 수십 년의 업력을 가진 코스닥시장 상장사 등 중견기업까지 참가해 연구개발(R&D) 시스템 개선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

6일 부산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올해 매뉴콘 지원 사업에는 △프리앵커에 제엠제코(전력반도체) △앵커에 비엠티(정밀 피팅 제조)·한라IMS(조선기자재) △탑티어에 대양전기공업(산업용 전기·조명 제조) 등 4개 기업이 선정됐다.

제조업의 한 단계 성장을 목표로 부산시가 전액 시비로 지원하는 이 사업은 기업의 규모에 따라 △프리 앵커 △앵커 △탑티어 등 체급별로 경쟁하는 시스템으로 선정이 이뤄진다. 올해에는 52개사가 신청해 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정 과정도 까다롭다. 1·2단계는 전문가의 서면 평가 과정과 함께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이 각각 운용하는 인공지능(AI) 기업 평가 시스템을 연계했다. 3단계 현장 실사와 4단계 시민 평가 등을 거쳐 기업이 선정된다. 매출액 300억원 미만인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고, 3000억원 이상인 중견기업은 탑티어군에 신청서를 낼 수 있다.

시민 앞에 선 기업인 또는 실무자는 인재 육성 시스템 또는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 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제엠제코는 부산에 신설될 반도체 마이스터고에 자사의 기밀에 속하는 공정을 단순화해 설치를 지원하거나 대학과 연계해 공유대학 과정을 본사에서 직접 추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네 번째 무인 탐사정을 개발한 대양전기공업은 154개사에 달하는 협력사와의 협력 생태계 등을 소개했다.
◇스타트업 IR도 ‘폭풍 성장’
스타트업의 IR도 질적·양적 성장을 일궜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은 ‘부기테크 투자쇼’를 정례화해 올해 두 번째 행사를 지난 2일 열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지역 17개 스타트업이 수도권 등 25개 벤처캐피털(VC)의 심사역 또는 임원진 앞에서 발표했다. 현장에서만 이뤄진 후속 투자 신청은 71개에 달한다.

부산에 특화한 산업 섹터별(해양수산, 방위산업 등) 스타트업의 발표가 이뤄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부산기술창업투자원 관계자는 “기업 발굴부터 수도권 투자사 연결, 섹터별 맞춤 추천에 이르는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올해부터 분기별로 행사를 열어 투자 연계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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