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소벤처기업부 주도로 협동조합에 한정됐던 논의가 공정위로 넘어오면서 적용 대상이 개별 중소기업으로 확대됐다. 제도가 도입되면 개별 협상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협상력을 행사할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 등을 납품단가에 보다 수월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공정위는 이달 의견 수렴과 여당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정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거래법에서 허용 범위를 먼저 정한 뒤 중기부가 같은 기준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며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만 해도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중기부와 공정위 간 이견이 재확인됐다. 당시 중기부는 “공정위와 여전히 입장차가 있다”고 했다. 교착 상태이던 논의가 급물살을 탄 건 대통령이 담합 규제 문제를 끄집어내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납품단가 반영 구조를 문제 삼으며 제도 개선을 주문했고, 이후 공정위 내부 논의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 공동행위 허용은 이번 정부 국정과제이자 이 대통령이 2021년 대선 때부터 제시해온 공약이다.
자칫 담합 예외 적용으로 소비자가격이 과도하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공정위는 중소 제조업 거래의 86.8%가 기업 간 거래(B2B)인 만큼, 집단 협상이 허용될 경우 가격 인상이 연쇄적으로 전가돼 최종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에 공정거래법에는 원칙적 예외만 두고, 구체적인 기준은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으로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동행위에는 사전 신고를 요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거래 상대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막판 쟁점으로 남아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 거래에 한정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반면, 중기부는 중견기업과 공공기관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집단 협상 허용이라는 큰 틀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세부 기준을 둘러싼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은/김대훈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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