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미팅 잡혔으니 합격?…삼천당제약, 남은 의문 [이우상의 딥바이오]

입력 2026-04-07 08:34  



삼천당제약이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을 해명했지만,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은 이날 블록딜 철회 배경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제네릭 가능성까지 주요 쟁점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제시 근거가 ‘설명’ 수준에 머물러 객관적 검증과는 거리가 있었다.
공시엔 ‘세금’, 해명엔 ‘주주가치’…엇갈린 메시지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는 간담회 당일 오전에 공시한 2500억원 규모 블록딜 철회와 관련해 “시장 내 불신 확산과 주주 피해 가능성”을 이유로 들며, “거래가 성사됐다면 세금 납부 이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부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구체적 근거 없이 제시된 사후적 설명으로, 실질적인 계획이라기보다 선언적 발언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전 대표가 제출하고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한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에는 자사주 매입 관련 내용이 없다. 거래 목적은 ‘연부연납 세액 납부 및 양도세 재원 확보 등’이라고만 썼다.

블록딜 철회 사유 역시 공시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 상태다.

공시에 따르면 거래계획 보고일 기준 종가 대비 주가가 30% 이상 변동하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거래를 유지할 수 없는 요건이 발생한다. 블록딜을 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시장내 불신의 확산을 막고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블록딜을 철회했다’는 설명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이유다.

다른 관계자는 “성사 자체가 불가능해진 거래를 전제로 자사주 매입 계획을 언급한 셈으로, ‘공염불’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질의응답에서 가장 큰 쟁점은 경구용(먹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인정 가능성’이었다. 삼천당제약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개발에 쓰인 세마글루타이드 물질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해당 물질의 경구용 제네릭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제네릭 인정 시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천당제약은 자사의 먹는 세마글루타이드가 FDA로부터 제네릭으로 인정받아 추가 임상이 필요 없고 연내 상업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이날 전 대표는 FDA와 주고받은 이메일 일부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공개한 메일의 실질적 내용이 미팅 요청과 수락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쳐 기자들 사이에서 제네릭 인정 근거로 보기엔 미흡하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FDA가 제네릭(ANDA) 사전 미팅을 수락했다는 것만으로 당사의 먹는 세마글루타이드를 제네릭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트랙(개량신약)을 타라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FDA가 삼천당제약이 제출한 방대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내린 결론”이라며 “미흡했을 경우 FDA는 미팅을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FDA가 제네릭으로 인정했다”고 직접 표현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장 분위기가 보도를 통해 전해지자 삼천당제약 주주들 사이에선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서를 냈으니 이젠 나도 연예인이냐”는 냉소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회사가 공개한 이메일 일부만으로 이같이 판단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이뤄지는 미팅(pre-ANDA 계열)은 개발 전략에 대한 사전 협의 성격의 절차다.이에 따라 제네릭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당수 수용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FDA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해당 성격의 개발 미팅 신청을 97건 받았고, 이 중 81건을 승인한 것으로 나온다.

어디까지나 ‘논의할 가치가 있다’는 수준의 판단일 뿐, 해당 품목을 제네릭으로 인정한다든지, 추가 임상이 불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설명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삼천당제약이 FDA에 제네릭 사전미팅을 신청한 것은 지난달 11일이다. 이날 기자간담회까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FDA가 방대한 기술 데이터를 정밀 검토했다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실제로 다른 회사 관계자는 “어떤 데이터를 제출할지에 대한 목차 수준의 자료를 보냈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케미컬이면 제네릭?”…전 대표의 동문서답
삼천당제약이 개발한 먹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제네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가 길어지자 핵심 쟁점과 동떨어진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한경바이오인사이트는 최근 개정된 FDA 세마글루타이드 제품별 가이드라인(PSG)을 근거로, 살카프로스산나트륨(SNAC) 기반 제형과 SNAC 이외(free) 제형 간 생동성 입증 요건 차이에 대해 질의했다. SNAC는 노보노디스크가 특허를 보유한 제형으로 세마글루티드의 흡수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허 만료 시점은 2039년이다.

질의의 핵심은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대응했는지였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상대적으로 간소화된 시험이 가능한 경로와, 더 많은 생동성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로를 함께 제시하고 있어, SNAC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규제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세마글루타이드를 ‘화학합성’과 ‘유전자재조합’으로 구분하며, 자사는 화학합성 방식이기 때문에 제네릭 경로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사실상 ‘케미컬이면 제네릭, 재조합이면 바이오시밀러’라는 단순한 구도를 전제로 내놓은 동문서답이었다. 제형과 생동성 입증 요건에 대한 설명은 결국 들을 수 없었다.

현장에서 일부 기술을 영어로 나열하는 방식의 설명이 이어지면서 혼선을 키웠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생산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을 근거로 제네릭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FDA 가이드라인도 전 대표의 설명과는 다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Semaglutide can be produced using synthetic or semi-synthetic recombinant DNA (rDNA) methods.”라는 문구에서 확인되듯, 세마글루타이드는 화학합성과 재조합 방식 모두로 생산될 수 있다. 제네릭의 여부를 생산 방식에 따라 구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FDA는 오히려 최종 활성성분(API)의 동일성과 불순물 프로파일, 생물학적 동등성 입증 여부를 기준으로 제네릭 허가 가능성을 판단하고 있다.

회사 측이 강조한 SNAC 대체 기술 ‘S-PASS’ 역시 아직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약물 흡수를 좌우하는 전달 기술이 변경된 경우 별도의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S-PASS 자체가 인체에서 충분한 안전성 검증을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S-PASS 안전성 美 제네릭에 쓰일 만큼 검증됐나
특히 S-PASS가 적용된 먹는 인슐린은 아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 단계에 불과해, 임상 데이터를 통한 안전성 검증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날 간담회가 끝날 때까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회사 관계자 역시 “먹는(경구) 인슐린과 먹는 세마글루타이드에 적용된 S-PASS의 바이오폴리머가 서로 다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서 ‘삼천당제약 관계자’ 또는 ‘연구개발 본부장’ 등으로 소개됐으나, 간담회 후 보도를 통해 해당 인물이 석상제 디오스파마 대표로 알려졌다.

석 대표는 “삼천당제약의 먹는 비만약 또는 먹는 당뇨약이 제네릭이 맞다는 공식 서한이 FDA로부터 오면 공시 등 신뢰할 수 있는 채널을 통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천당제약과 직접적인 소속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인물이 공식 입장을 대신한 셈으로 해당 발언과 취지를 신뢰할 수 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4월 7일 08시 34분 게재됐습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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