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133조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57조2000억원을 기록해 한 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7일 이 같은 연결 기준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1분기 매출은 133조원으로, 전년 동기(79조1400억원) 대비 68.06% 늘었다.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조6900억원) 대비 755% 급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익 최고 실적을 찍었다.
특히 D램과 낸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선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61~87%, 낸드는 49~79% 상승한 것으로 추산한다. 출하량 증가가 제한적이더라도 가격 상승 폭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구조여서 실적 개선 효과가 배가됐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 경신이 유력하다. 증권가에선 38조~50조원대를 점치고 있다. D램과 낸드 영업이익률이 각각 70%, 60%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적자를 이어왔던 낸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급격하게 팽창한 것이 메모리 호황의 토대가 됐다. AI 시장의 무게추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서버당 메모리 탑재량이 늘어났고, AI 데이터센터가 삼성전자 D램·낸드 전체 출하의 60%를 소화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빅테크 4사의 AI 설비투자 규모가 1000조원에 달해 전년 대비 80% 가까이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삼성전자가 최신 HBM 공급을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면서 고마진 제품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세대 제품인 HBM4는 동작 속도 11.7Gbps를 구현해 업계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올해 HBM 매출이 2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 이상 늘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모바일경험(MX) 부문은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 59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증권가 예상이다. 비용 절감 노력과 플래그십 모델 판가 인상 효과가 맞물려 2조~4조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메모리 가격 급등이 2분기부터 원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디바이스경험(DX) 사업 전반은 역풍을 맞고 있다. 글로벌 소비 위축과 경쟁 심화에 부품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디스플레이는 우호적인 환율과 플래그십 OLED 패널 수요에 힘입어 3000억~4000억원대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 메모리 가격 급등의 간접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삼성전자 측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된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이라며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실제 실적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확정 실적은 이사회 승인 시점에 재공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말 약 101조원으로 제시됐는데 올 1월 말 약 166조원으로 기대치가 높아졌고, 지난 3월 말 재차 197조원가량으로 올랐다. 1분기 잠정 실적(영업이익 57조2000억원) 공시 이후 시장 전망치는 227조원대로 한층 높아진 상태다.
에픽AI를 통해 최근 한 달간(3월9일~4월6일) 발표된 삼성전자 관련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한 결과 전 증권사가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는 최저 23만원에서 최고 36만원이었다.
에픽AI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슈퍼사이클 진입에 따른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Set 부문(모바일, 가전) 수익성 압박, 지정학적 불확실성, AI 수요 변동성 등의 리스크 요인도 존재하므로, 이러한 변수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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