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 문명 파괴' 언급에…전 공화당의원 "이것이 惡"

입력 2026-04-08 00:50   수정 2026-04-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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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한 문명 전체를 파괴하겠다”며 이란을 위협하자 미국 우익 진영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 공화당 하원의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은 트럼프의 문명파괴 시도가"악이고 미친짓"이라고 비난했고 대표적 우익 스피커인 터커 칼슨은 “미군 장교들이 이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명령에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미국 하원의원은 이 날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파괴를 위협하며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멸망할 것 "이라고 말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린은 X 방송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의)문명 전체를 파괴할 수는 없다"며 "이것은 악이고 미친 짓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지역구 재선 경쟁에서는 대체로 침묵을 지켰지만,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위 해임하기 위해 내각 각료들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린 전 의원은 한때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였지만 이후 등을 돌렸다.

수정 헌번 제25조 제4항은 대통령이 직무 수행 불능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작동하려면 부통령과 내각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 대통령이 서면으로 반박할 경우 의회 상하 양원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확정돼, 현실적으로는 탄핵 만큼이나 어려운 까다로운 과정이다.

현재까지 트럼프 내각 내에서 반기 조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부 우파 인사들의 ‘대통령’언급 자체가 트럼프의 공화당내 장악력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 월시 전 공화당 의원도 트럼프의 부활절 이란 협박 욕설이 있고 난 후 “미국에 영원한 오점을 남기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직무 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내에서도 미국우선주의 원칙의 훼손과 전쟁 비용 문제를 두고 전례없는 분열 양상이 나타나면서 우익 진영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부활절 주말 기간에 욕설로 이란을 비난한 소셜 미디어 게시물 이후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내 대표적인 우익 진영 스피커중 하나인 터커 칼슨은 이 날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미군 장교들이 이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명령에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절대 안 된다’고 말할 때”라고 강조했다.

영향력이 큰 또 다른 우익 진영 언론인중 하나인 조 로건도 최근 팟캐스트에서 이번 전쟁을 "미친 짓(Insane)"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이란 정책 및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가 낮아지는 현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4월 3일 실시된 모닝컨설트와 CNN/SSRS여론조사에서는 특히 청년층 공화당 지지자들의 지지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8~29세 사이의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정책에 대한 지지는 42%,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는 49%로 절반 이하를 밑돌았다. 청년층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도가 각각 1%, 4%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의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50%를 밑도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다.

한편 트럼프가 이 날 저녁 8시 시한전에 이란이 협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문명 전체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끊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을 폭격하겠다고 제시한 시한을 앞두고 파키스탄과 역내 다른 국가들의 중재로 간접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위협하자, 영국은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이나 민간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영국 군사 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교량과 발전소를 폭격하겠다고 위협한데 대한 질문을 받은 키어 스타머 총리의 대변인은 영국은 “방어적” 용도로만 자국 기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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