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계열사 부당지원 HDC에 과징금 171억…HDC그룹 집중 포격

입력 2026-04-08 16:23   수정 2026-04-09 16:24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회사인 HDC아이파크몰에 약 300억원을 부당지원한 HDC에 과징금 171억원을 부과하고, HDC를 형사고발했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허위 제출한 혐의로 지난달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고발하는 등 HDC그룹을 집중 포격하는 모양새다.

공정위는 HDC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의 자금을 사실상 무이자로 제공해왔다고 8일 밝혔다. HDC는 2006년 아이파크몰로부터 용산 민자 역사에 운영하는 쇼핑몰 일부 매장을 보증금 360억원에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HDC는 아이파크몰에 매장 운영 및 관리 권한을 전대 형식으로 다시 넘겼다.

양사는 HDC가 아이파크몰에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 및 관리비와 아이파크몰이 HDC에 줘야 하는 위임료를 상계 처리했다. 대신 아이파크몰이 HDC에 사용수익만 지급했다. 공정위는 이런 계약은 사실상 HDC가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빌려주고, 아이파크몰이 사용수익 명목으로 이자를 제공하는 구조인 것으로 판단했다.

아이파크몰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사용수익 명목으로 HDC에 연평균 1억500만원을 지급했다.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 0.3%다. 즉 HDC가 아이파크몰에 360억원을 연 0.3%의 저금리로 빌려준 셈이다. 공정위는 아이파크몰이 해당 자금을 시장에서 정상 조달했을 경우의 금리를 가정하면 HDC의 부당 지원을 받아 약 458억원의 이자 비용을 아낀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HDC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71억3300만원을 부과했다. HDC를 고발 조치하기도 했다. 부당지원 혐의가 확인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다만 공정위는 정 회장을 고발하진 않았다. 정 회장이 해당 부당 지원 행위를 주도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 수사 결과 정 회장의 혐의가 드러나고, 검찰이 고발 요청을 한다면 정 회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최근 HDC그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엔 동생과 외삼촌 일가 회사 20곳을 최장 19년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에서 누락한 혐의로 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HDC 관계자는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대여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이고 정당한 행위였음을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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