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산한 日기업 1만곳 넘어…12년 만에 최다

입력 2026-04-08 15:12   수정 2026-04-08 15:13



지난해 일본에서 도산한 기업이 1만 곳을 넘어 12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손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물가와 인건비가 오르며 체력이 약한 기업부터 밀려나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상공리서치는 지난해 전국에서 도산한 기업(부채 1000만엔 이상)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1만505곳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4년 연속 증가해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산한 기업 상당수는 중소·영세기업으로, 종업원 5인 미만(8092곳)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도산 이유가 명확히 밝혀진 기업 중 ‘인력 부족’이 주된 원인이었던 곳이 43% 증가한 442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3월 전국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에 따르면 규모와 업종을 불문하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 악화에 따른 도산은 실업을 늘리지만, 만성적 인력 부족 상황에서는 성장하는 기업으로 근로자의 이동을 촉진하는 측면도 있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부채가 많은 기업은 이자비가 증가한 것도 부담이다. 일본은행 통계에 따르면 2월 시중은행 대출 평균 금리(잔액 기준)는 연 1.263%로 전년 동월 연 0.997% 대비 대폭 상승했다.

물가 상승으로 도산한 곳도 많다. 전년 대비 14% 증가한 801곳이 고물가 영향으로 문을 닫았다. 엔화 약세 등으로 원자재 매입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업종별 도산 건수를 보면 음식업이 2% 증가한 1022건에 달했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얼마나 판매 가격에 전가할 수 있었는지 나타내는 ‘가격 전가율’은 2월 기준 음식점이 32.8%로 전체 평균인 42.1%보다 낮다.

운수업 도산은 424건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운수업 도산이 다시 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여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쿄상공리서치 측은 “이란 혼란이 장기화하면 운송업을 중심으로 도산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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