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덤핑 규제에…라이신, 바닥 찍고 반등

입력 2026-04-08 17:19   수정 2026-04-09 00:30

사료 첨가제인 라이신 가격이 연초 이후 30% 이상 급등했다. 중국산 덤핑 공세에 따른 ‘하락 터널’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유럽연합(EU)의 반덤핑 관세 부과와 미국의 규제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8일 사료 데이터 플랫폼 피드인포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내 라이신 평균 판매가격은 t당 2468달러로 지난해 12월(1786달러)보다 38% 뛰었다. 같은 기간 유럽 가격도 t당 1438유로에서 1740유로로 21% 올랐다. 중국산 저가 공세가 완화되자 떨어졌던 글로벌 라이신 가격이 올 들어 다시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당 6.3위안까지 하락했던 중국 라이신 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8.7위안까지 상승했다. 국내 사료업계 관계자는 “라이신의 글로벌 판매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이달부터 수출 가격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라이신 수출 가격은 지난해 12월 t당 1085달러에서 지난 2월 1162달러로 7% 올랐다.

라이신은 돼지, 닭 등 가축의 발육을 위해 사료에 첨가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이 국내 1·2위 라이신 생산업체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다.

라이신 가격은 중국산 대량 공급 영향으로 수년간 내림세를 탔다. 경기 불황 여파로 대표적인 육류 소비국인 중국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감소하자 라이신 소비가 줄었고, 중국 현지 업체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저가 공세를 펼쳤기 때문이다. 유럽 라이신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도 60%에 달한다. 하지만 올 들어 유럽 반덤핑 관세와 미국의 상계관세 조치 등 규제가 본격화하자 떨어진 라이신 가격이 회복하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라이신 공급 과잉 현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 글로벌 공급 질서가 정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 이후 사료 원가가 전반적으로 올라 라이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돼지 사료의 핵심 원료인 대두박 가격이 높아지면 축산 농가는 비싼 대두박 양을 줄이고 고농축 단백질 가루인 라이신으로 영양분을 맞추기 때문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중국 돼지 가격이 오르면 라이신 수요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신 가격 상승은 CJ제일제당과 대상의 바이오·소재 부문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아이오와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세계 라이신 시장 규모는 연평균 7.3% 성장해 2028년 113억9000만달러(약 16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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