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수많은 하청 노조가 주장하는 각각의 요구에 대응하느라 교섭 부담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북지노위는 8일 “산업안전 관련 교섭 의제에 대해 포스코가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고 노사 양측에 통보했다. 교섭단위 분리 결정에 대해서는 “전국금속노조의 경우 노조 간 공정대표 관련 분쟁 등 기존 사례를 토대로 노조 간 갈등 가능성과 이익대표성 등을 고려했고, 플랜트 노조의 경우 플랜트 건설의 특성, 작업 방식 등 업무 성격이 다른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국내 대기업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데 더해 하청 노조 간 교섭단위 분리까지 받아들여져 산업 현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대기업 원청이 복수의 하청 노조와 각각 교섭해야 하는 이른바 ‘쪼개기 교섭’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도 상급 단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독자 교섭할 수 있게 돼 기업들은 1년 내내 교섭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 교섭단위 분리 결정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10일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지난 7일까지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한 하청 노조는 115곳에 이른다. 이 중 신청을 취하한 27곳과 이날 인용 판단을 받은 2건을 제외하면 86곳이 진행 중이다. 7일에도 한국노총 전국보안방재노조가 원청인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인천지방노동위는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속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인천공항시설엔지니어노조 등 7개 하청노조가 신청한 교섭단위 분리 사건에서 산업안전 의제에 한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노동위는 노조 간 이해관계와 갈등 가능성을 고려해 교섭단위를 상급단체별(한국노총, 민주노총, 그 외)로 3개로 분리하도록 결정했다. 이로써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노동위가 원청이 하청의 사용자라고 판단한 사건(교섭 요구 미공고 시정신청, 교섭단위 분리)은 총 13건으로 늘어났다.
민주노총 서비스 일반노조 모두의콜센터지부 산하 하청 노조인 국세청 콜센터지회는 지난달 10일 국세청을 상대로 교섭요구안을 발송했지만, 국세청은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받겠다며 판단지원위에 판단을 요청했다.
국세청의 전화 상담 업무를 수탁받은 민간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국세청을 상대로 원청 교섭을 요구했고, 위원회는 이 중 ‘작업환경 및 감정노동자 보호조치 개선’ 의제에 대해 국세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위원회는 국세청이 하청 노동자들의 운영 장소와 시설, 장비 일체를 직접 제공하고 복리후생을 위한 시설 개선 여부를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고용노동부의 자문은 행정 해석이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국세청은 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노동위원회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공공기관인 태권도진흥재단은 자회사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성이 부정됐다. 위원회는 해당 자회사가 인사·조직·운영 전반에서 재량과 자율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7일까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노조는 총 987개, 14만4000명이며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은 368곳이다.
곽용희/신정은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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