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2주간 휴전에 돌입했다. 종전 협상이 결렬돼 전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비닐과 플라스틱의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도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재생페트(PET)와 종이 포장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뷰티업계는 오래전부터 ESG 일환으로 친환경 포장재 라인업을 확대해온 만큼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이란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수급 불안 우려가 커졌다. 실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수급 불균형을 이유로 나프타 가격을 최대 6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화학 기업의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유통업체들은 포장재를 확보하지 못해 완제품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4월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악화된 방향이 있다”며 “3~5월 전체 품목 수급을 관리하고 있다. 주요 품목은 대부분 3개월 정도의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뷰티업계 상황도 비슷하다. 화장품 용기, 펌프, 튜브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프타가 필요하다. 또 수급 불안정으로 화장품 원료와 용기 등 가격 상승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수급 차질로 인해 제품 판매에 영향이 생길 수 있다”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해 소재를 바꾸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행인 점은 뷰티업계가 오래전부터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관심을 키우며 플라스틱 대체재를 찾아왔다는 부분이다. 뷰티업계 큰손인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한국콜마는 이미 2020년부터 종이튜브 상용화를 시작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본체 기준 80%까지 줄인 용기다. 2023년에는 제지 전문기업 무림과 협업해 알루미늄을 완전히 배제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45% 줄인 마스크팩 종이파우치를 개발했다.
지난해 4월에는 종이팩에 펌프를 접목한 업계 최초의 친환경 용기도 개발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친환경 기술 개발은 단기 유행이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업의 핵심 전략”이라고 개발 이유를 밝혔다.
코스맥스는 지난해부터 CJ제일제당과 친환경 용기를 개발하고 있다. 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활용한 화장품 포장재를 선보이겠다는 내용이다. 2019년에는 플라스틱 대체재를 찾기 위해 친환경 용기 제작업체 이너보틀과 손잡고 재활용이 쉬운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쿠션 파운데이션 용기를 친환경으로 만들거나 옥수수 성분으로 만든 퍼프를 선보이기도 했다.
브랜드도 적극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최장 36개월간 보관이 가능한 친환경 종이 용기 기술을 2021년 확보했고, 올리브영은 지속가능한 포장재를 만드는 클린뷰티 브랜드를 별도로 선정해 조명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 중 하나가 화장품”이라며 “일찌감치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체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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