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화 시대 완전히 끝났다" 새겨들어야 할 기업인의 탄식

입력 2026-04-09 17:28   수정 2026-04-10 00:06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세계화 시대는 끝났다. (그것도) 완전히 끝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무뇨스 사장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차단된 이후 급격하게 악화한 글로벌 경영 환경을 가감 없이 전했다. 그는 “선박들이 기존 운송 경로를 벗어나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도록 조치했다”며 “이에 따라 부품 조달 기간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토로했다.

무뇨스 사장의 말처럼 더는 세계화가 예전처럼 작동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게 됐다. 중동전쟁발 위기에 앞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각 지역이 유기적으로 얽힌 글로벌 공급망 체제는 쉽사리 복구되기 어려운 손상을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부상과 이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무역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 증가율은 1.9%로 작년(4.6%)보다 크게 둔화할 전망이다.

돌이켜보면 세계화 시대라고 무역 환경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급격한 기술 발전에 따른 시장 변화, 지정학적 긴장 분출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뒤에도 끊이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안정됐다고 해도 기업 역시 ‘좋았던 시절’에 안주할 수만은 없었다. 끝없는 변신은 기업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수입처 다변화,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현지 시장 강화는 시대를 초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오늘날 우리 모습에서 기업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데 발목을 잡히는 일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등 기업을 옥죄는 입법은 늘고만 있다. 신기술 도입에 저항하는 강성노조의 구태도 여전하다. 장래의 생산 효율 개선과 수익성 증대보다는 눈앞의 이익부터 나누자는 목소리가 큰 탓에 ‘현지 완결형 공급망’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을지 자신하기 힘들다. 무뇨스 사장의 한탄을 상투적인 푸념으로 넘겨서는 곤란하다. 절실한 기업인의 탄식을 적극적인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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