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영화감독] 벤허·폭풍의 언덕…할리우드 전성기 열다

입력 2026-04-09 17:58   수정 2026-04-10 01:42

윌리엄 와일러는 1930년대부터 30여 년간 활약한 영화감독이다. 그가 영화 역사상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것은 단순히 작품활동을 오래 해서가 아니라 시대 변화에 맞춰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를 제작했기 때문이다. 무성영화 황혼기에서 유성영화의 탄생, 흑백의 미학을 지나 컬러 대작 시대에 이르기까지 영화 기술 격변기를 관통하면서도 늘 정점에 섰다.

1902년 독일에서 태어난 와일러는 미국으로 건너간 뒤 유니버설에 들어가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두각을 나타낸 것은 제작자 새뮤얼 골드윈과 함께 인간 심리와 관계에 주목한 드라마를 선보이면서다. ‘공작 부인’(1936), ‘폭풍의 언덕’(1941) 같은 작품을 제작해 이름을 알렸고, ‘우리 생애 최고의 해’(1946)는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9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대의 전성기를 연 그는 1950년대 컬러 영화가 주목받고 촬영기법이 정교해져 대작이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기존의 연극적 분위기를 벗어난 작업을 시도했다. 역대 최고의 블록버스터를 이야기할 때 늘 거론되는 ‘벤허’(1959)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에서 1억달러 넘는 수익을 거둠과 동시에 아카데미에서 역대 최다인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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