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기업이 보유한 비(非)업무용 부동산 자산에 대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왜 쓸데없이 대규모로 가지고 있느냐”며 “보유 부담을 대대적으로 안기는 쪽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언젠가는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같은 수준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국내주식 투자 과세 체계가 궁극적으로 거래세 부담은 낮추되 차익에는 세금을 부과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부동산을 투기적으로 운영해 이득을 보는 건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대한민국 산업·경제 체제가 제대로 굴러간다”며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과다 보유 문제를 지적했다. 한 참석자가 “생산적인 분야로 기업 자금이 흘러 들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이에 동조하며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현행 국내주식 과세 체계와 관련해 “지금은 손해를 보든 이익을 보든 (거래세를) 다 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며 “다행히 주식시장이 활성화돼 거래세에 따른 세수는 늘었는데 사실 주식 양도세와 거래세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주식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로 자칫 지배주주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며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세제 혜택을 검토해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고용 유연성 문제와 관련해선 “자발적 실업에 실업수당을 주지 않으니 권고사직을 한다”며 “자발적으로 그만둔 것이니 실업수당을 주지 않는다는 건 전근대적으로, 수정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 2년 제한 규정에 대해선 “정규직화를 강제하기 위해 제정했는데, 실제로는 2년 이하로 고용하는 걸 강제하는 결과를 빚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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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법인세법과 종합부동산세법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세제상 불이익을 주고 있다. 기업이 사업과 관련 없는 부동산 자산을 투기 목적으로 과도하게 보유하는 걸 억제하기 위해서다. 업무와 관련 없는 부동산을 유지·관리하는 돈은 비용처리할 수 없고, 감가상각비도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는 법인세 부담 증가로 작용한다.
종부세법도 업무용 부동산과 달리 비업무용 부동산은 종합합산 대상으로 분류해 과세 기준액이 5억원 이상이면 종부세 대상으로 규정한다.
이 대통령이 말한 ‘대대적인 부담 강화’가 결국 이들 세율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중장기 투자를 위해 미리 확보해 놓은 부지까지 비업무용으로 분류해 세금 부담을 가중하는 것은 우려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국내 주식 투자와 관련해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꿔야 한다”고 한 건 도입이 무산된 금융투자소득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거래세의 단계적 인하를 전제로 한 금투세 도입에 찬성 입장이었지만, 도입을 한 달여 앞둔 2024년 말 폐지로 선회했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국내 주식시장이 너무 어려워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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