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스빵 강제로 먹이고 얼차려…공군사관학교 가혹행위 확인

입력 2026-04-09 18:27   수정 2026-04-09 18:28


공군사관학교에서 예비생도를 상대로 가혹행위가 자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예비생도 기초훈련 중 강제 취식, 식사 금지, 얼차려 등 가혹행위가 자행된 사실이 확인돼, 공군사관학교장에 가혹 행위 관련자 징계를, 공군참모총장에게 학교에 대한 특별 정밀 진단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 기초훈련 도중 교관 등으로부터 폭행, 폭언 등을 당한 뒤 자퇴한 A씨는 지난 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무릎과 허리 부상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부위를 폭행하고 "네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는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1.5리터 음료와 맘모스빵을 빨리 먹을 것을 강요한 뒤, 그러지 못하자 식사를 2차례 굶게 했다고도 덧붙였다.

인권위는 사실 확인을 위해 지난 2월 23∼25일 공사 예비생도 중 7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명(25%)이 '식고문' 형태의 음식 취식을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식사를 못 하게 한 사실이 있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36명(46%)에 달했고, 인권침해 피해를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31명(39%)이 '있다'고 답했다.

10분 내 큰 빵과 음료를 다 먹지 않으면 식사를 제한한다고 해 억지로 다 먹고 토했다거나 나체로 목욕탕에서 팔굽혀펴기를 시켰다는 등의 진술도 나왔다.

또 CCTV가 없는 세탁실 등에서 팔굽혀펴기, 버피 테스트 등을 50∼100개 실시하고 엎드려뻗쳐 자세에서 네발로 기게 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공사 측은 "훈육 사실은 있으나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인권위는 "얼차려와 폭언, 강제 취식, 식사 제한 등 의혹이 사실로 판단된다"면서 학교 측에 인권침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인권위는 또 "사관생도들이 민간인 신분의 예비생도를 대상으로 사실상 군기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법령 위반의 소지가 크다"면서 국방부장관에게도 기초훈련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공사는 인권위 발표 후 배포한 입장 자료를 통해 "인권위의 조사 결과와 권고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향후 예비생도들과 사관생도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가운데 정예 장교를 양성할 수 있도록 사관학교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법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조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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