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의 금 보관처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미국에 보관해 온 금을 전량 매매했다.
9일(현지시각) 프랑스 공영방송 RFI 등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은 2025년 7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 중이던 금 129톤(t)을 26차례에 걸쳐 처분했다. 이후 동일한 규모의 금을 유럽에서 재매입해 파리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금 보유 4위인 프랑스의 금 비축분 2437톤 전량이 파리 지하 저장 시설 ‘라 수테렌’에 보관하게 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뉴욕의 금을 실어 오는 대신 현지에서 매각하고 유럽에서 새로 사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뉴욕의 비표준 금을 높은 가격에 팔고,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고품질 금을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입한 결과 약 130억 유로(약 22조4400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과거에는 미국에 금을 보관하면 경기침체 시 달러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논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도 유사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은 전체 금 비축분의 37%인 1236톤을 미국에 보관하고 있다. 독일납세자연맹 미하엘 예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하고 수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라며 “연방준비제도 금고에 있는 독일 금이 안전하지 않은 이유”라고 했다.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은 홍콩과 중국에 새로운 기회로 읽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새로운 금 거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소개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 레이먼드 영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특히 홍콩으로서는 잡아야 할 전략적 기회”라고 했다. 스탠다드차타드 딩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상하이 금 거래를 강화하고 홍콩 금 보관 시설을 확장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중국 관련 자산에 부를 저장하도록 독려하는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연내 금 중앙 청산 시스템 시범 운영에 나서고 3년 안에 금 보관 능력을 2000톤 이상으로 확대해 ‘믿을 수 있는 글로벌 금고’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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