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오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증시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결이 쉽지 않은 사안은 놔둔 채 '임시 종전'을 선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식 합의가 나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한편 협상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에 따라 증시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일 "(중동에서) 미국 철수와 이란의 핵 이용 권리는 그동안 미국 정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절대 수용 불가한 사항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일정 부분 수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보다는 (이를) 장기 해결 과제로 두고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이란은 이날 협상의 기반이 되는 10개 항목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유지 △레바논의 무장 단체 헤즈볼라를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 종료 △중동 지역 내 모든 기지와 위치에서 미군 전투 병력 철수 △전쟁 피해에 대한 미국의 보상 △이란의 핵농축 권리 인정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이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성과를 대대적으로 공표한 이후 세부적인 내용은 물밑 협상을 하거나 다른 논쟁거리, 이슈를 들고 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만들어왔다"며 "해결이 어려운 것은 뒤로 미루거나 열린 결말로 남겨두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과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당시와 비슷한 패턴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미·중 1차 무역합의가 도출된 이후 "추가 합의가 없으면 다시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결국 추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추가 관세 부과 없이 1차 합의가 그대로 '최종 합의'로 남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이란과의 협상에서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의 기술은 '미·중 관세 협상' 당시 패턴과 완전히 일치한다"며 "'최종 합의'를 공개해봐야 반대파의 비판을 받을 뿐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겐 '임시 합의'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제시한 '2주'의 협상 시한이 끝나면 증시는 1분기 실적 시즌을 맞는다. 최근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깜짝 잠정실적'을 공개한 만큼 관심은 자연스럽게 빅테크들의 투자 규모가 올해 어느 수준으로 계속될지에 쏠린다.
황산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인)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이번 실적 시즌에서 제시될 전망치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며 "투자를 위해 대폭 축소했던 주주환원책도 장기화할 경우 지배구조상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