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고문에 나체 얼차려까지…공군사관학교 가혹행위 드러났다

입력 2026-04-09 13:51   수정 2026-04-09 14:37


공군사관학교의 예비생도 기초훈련 중 강제 취식 등 가혹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위는 공군사관학교장에 가혹 행위 관련자 징계를, 공군참모총장에게 학교에 대한 특별 정밀 진단을 실시할 것을 9일 권고했다.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로 가입교했다가 자퇴한 A씨는 기초훈련 중 지도생도와 교관 등으로부터 폭행, 폭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취지로 지난 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구보 중 무릎과 허리를 다쳐 최소 1~2주간 훈련 열외를 권장하는 군의관 진단을 받았지만, 생활지도생도가 “가라(가짜) 환자 주제에”라며 부상 부위를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1.5ℓ 쿨피스와 맘모스빵을 지급한 뒤 빨리 먹게 강요하고 이후 “식사할 필요가 없다”며 밥을 2회 굶게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사실 확인을 위해 지난 2월 공사 예비생도 중 79명을 설문했다. 응답자 중 20명(25%)이 ‘식고문’ 형태의 음식 취식을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식사를 못 하게 한 사실이 있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36명(46%)에 달했으며, 인권침해 피해를 당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31명(39%)이 ‘있다’고 했다.

10분 내 큰 빵과 음료를 다 먹지 않으면 식사를 제한한다고 해 억지로 다 먹고 토했다거나 나체로 목욕탕에서 팔굽혀펴기를 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폐쇄회로(CC)TV가 없는 세탁실 등에서 팔굽혀펴기, 버피 테스트 등을 50∼100개 실시하고 엎드려뻗쳐 자세에서 네발로 기게 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해당 지도생도와 교관 중 일부는 “예비생도들에게 훈육을 한 사실은 있으나,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인권위에 해명했다. 예컨대 “네 애비가 그렇게 가르쳤냐”라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애비’라는 표현이 예비생도의 담당 지도생도를 지칭하는 은어였을 뿐이라고 했다.

인권위는 관련자 징계와 함께 공군 참모총장에게 기초 훈련에 대한 특별 정밀 진단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나아가 교육생 신분인 사관생도들이 민간인 신분의 예비생도들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군기 훈련을 실시하는 지금과 같은 교육 형태는 법령 위반의 소지가 크다고 봤다. 이에 국방부 장관에게 각 사관학교 입교 전 기초 훈련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인권 친화적 운영을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기초 훈련 제도는 장교 양성이라는 사관학교의 목적을 고려할 때 교육적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강제 합숙, 생활 규율 등 병영 생활에 준하는 강도 높은 기본권 제한이 이뤄지는 과정인 만큼 명확한 법적 근거를 갖고 실시돼야 한다”고 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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