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에 실적 기대까지 업은 통신주…SKT '최고가' 새로 썼다

입력 2026-04-09 15:32   수정 2026-04-09 15:35


코스피 시장이 출렁였지만 '전통 방어주'로 꼽히는 통신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변동성 장세 속 고배당 매력이 부각된 데다 지난해 해킹 사태 여파로 억눌렸던 실적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성장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5.39% 상승한 9만38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장중 9만97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급등세에 힘입어 SK텔레콤 시가총액은 2021년 SK스퀘어와의 인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넘겼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내 10만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또 다른 통신주인 LG유플러스는 0.37% 오른 1만6190원에 장을 마쳤다.

통신주 주가를 밀어올린 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다. 연이은 악재로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올해부터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본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 기대가 반영되며 통신주가 'AI 수혜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에픽AI는 SK텔레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5071억원으로 예상했지만, 2분기에는 54.5% 증가할 것으로 봤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실적이 해킹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앤스로픽 지분가치 부각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재평가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는 10만7000원으로 올려잡았다. SK텔레콤은 2023년 앤스로픽에 약 1억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앤스로픽 기업가치를 반영하면 SK텔레콤의 지분 평가가치는 약 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의 영업정지에 따른 상대적 수혜를 받았고, 희망퇴직으로 비용을 감축한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등 기업 인프라 사업의 성장세도 실적을 뒷받침한다.

통신주가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의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들의 배당수익률은 연 3~4%대로 높은 편이다. 상법 개정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정책에 힘이 실리며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KT의 경우 2028년까지 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에 따라 올해도 250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올해 통신사의 실적이 정상화할 경우 배당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더해진다. 또 통신 세대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것도 통신사의 현금흐름 개선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G 네트워크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투자 사이클이 끝나고 본격적인 이익 회수기에 들어갔다"며 "통상 7~8년 주기로 변하던 통신 세대 교체가 늦어지고 있어 6G 투자는 일러야 2029년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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